기사최종편집일 2025-02-1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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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되려고" FC서울, 연습경기 취소→이상기후까지…롤러코스터 가고시마 전훈기 [가고시마 현장]

기사입력 2025.02.05 16:40 / 기사수정 2025.02.05 16:40



(엑스포츠뉴스 가고시마, 김환 기자) 예정되어 있던 연습경기도 갑작스럽게 취소됐고, 가고시마의 날씨는 평년보다 추운 데다 강풍까지 불고 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5일 일본 가고시마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뒤 "얼마나 잘 되려고"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동 중 FC서울의 연습경기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취재진이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장소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

김기동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서울은 지난달 5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1차 동계 훈련을 마친 뒤 지난달 27일 가고시마에 입성해 시즌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그간 높은 강도의 체력 훈련과 두 번의 연습경기로 실전에 곧장 투입될 수 있는 수준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가고시마는 겨울에도 봄처럼 따듯한 기온을 유지하는 지역으로 유명한데, 지난 4일부터 예상치 못한 강추위가 불어닥쳤다. 가고시마의 2월 평균 기온은 최저 6도, 최고 14도 정도다. 하지만 4일과 5일에는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등 2월의 가고시마와는 거리가 먼 날씨가 지속됐다.



강추위와 함께 눈보라도 몰아쳤다. 일본 본토 최남단 지역인 가고시마는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4일 오후부터 강풍을 동반한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고, 5일 아침에도 눈바람이 가고시마 지역을 강타했다. 종종 구름이 걷히며 해가 뜨기도 하지만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이 부는 등 서울은 가고시마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기존 계획은 5일 미야자키현을 연고로 하는 J3리그 구단 테게바자로 미야자키와 친선경기를 갖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야자키가 경기장에 도착한 이후 날씨와 잔디 상태로 인한 부상 위험을 이유로 대고 철수하면서 계획이 꼬였다. 

그렇다고 넋 놓고만 있는 건 아니었다. 

2025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FC서울은 발 빠르게 움직여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다른 J리그 구단과 접촉해 바로 다음 날인 6일 친선경기를 잡았다.



급하게 일정을 조율했지만, 다행히 훌륭한 스파링 상대를 구했다. 서울과 맞붙을 예정인 혼다FC는 아마추어 리그 중 최상위 리그인 일본 풋볼 리그(JFL) 소속이지만 JFL 최다 우승(10회)을 자랑하는 전통의 강호다. 수준은 이미 프로 레벨과 비슷하나 프로화를 원하지 않아 JFL에 머무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서울과 혼다의 경기는 일반 경기처럼 전후반 45분씩 90분 경기로 성사됐다. 또한 서울은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는 대학팀을 찾아 어린 선수들이 뛸 기회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김기동 감독이 주전급 선수들은 물론 후보 선수들, 그리고 어린 선수들까지 경기를 뛰어봐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기동 감독은 "두 번째 친선경기 후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경기를 소화한 뒤 사흘간 휴식을 부여할 예정이었다. 경기가 하루 밀리면서 사흘 먼저 쉬고 이후에 이틀 쉬게 됐다"며 "계획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추위에는 몸으로 직접 맞서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연습경기가 취소되고 강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서울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감기에 걸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서울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추위 속에서 웃음꽃이 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호사다마, 좋은 일에는 나쁜 일이 따르는 법이다. 가고시마가 준 시련은 어쩌면 이번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서울 입장에서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가고시마,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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