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판매하고 싶은 구단은 선수가 거절하고 선수가 가길 원하는 구단은 뮌헨이 협상이 결렬됐다.
뮌헨에서 경쟁에 밀려난 마티스 텔의 이야기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3일(한국시간) 마티스 텔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맨유로 가길 원하지만, 구단 간 협상이 틀어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텔이 맨유로 가기로 결정했지만, 구단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라며 "뮌헨과 맨유의 텔 이적 협상이 실패했다. 텔이 맨유로 가길 원했겠지만, 두 구단이 공통 분모를 찾지 못했다. 1월 말 텔은 이적을 요청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맨유는 임대 패키지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뮌헨은 영입 의무가 있는 임대나 완전한 판매를 원했다. 하지만 텔에게 다른 선택지들도 있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아스널은 여전히 텔은 원하고 있고 스트라이커 옵션을 찾고 있다. 뮌헨에 잔류하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매체는 "거래가 실패했지만, 뮌헨은 텔과 재계약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텔이 잔류하더라도 계약기간을 다 채우면 뮌헨에 남지 못할 거라고 전망했다.
앞서 크리스토프 프로운트 뮌헨 스포츠 디렉터는 홀슈타인 킬과의 홈 경기 4-3 승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텔의 뮌헨에서의 미래가 길어질지 질문을 받자, "아니다. 그건 우리의 계획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뮌헨은 현재 골키퍼 요나스 우브리히를 쾰른으로부터 영입한 것이 유일한 겨울 이적시장 행보다.
앞서 텔은 당초 토트넘 이적에 근접했다. 뮌헨이 해리 케인 이적으로 좋은 관계에 있는 토트넘과 구단 간 합의에 도달했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달 31일 "구단 간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매체 레퀴프에 따르면, 이적료는 약 6000만 유로(약 903억원)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텔은 구단 간 합의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아직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텔은 아직 판매일지 임대일지도 결정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공식적으로 언젠가 뮌헨 레전드가 될 거라고 강조했었기 때문에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라며 "첼시, 애스턴 빌라고 현재 뮌헨과 대화 중이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그러면서 "6000만 유로에 이적이 성사된다면, 텔은 구단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 판매 선수가 될 것이다. 마타이스 더리흐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그리고 뤼카 에르난데스(PSG)가 4500만 유로(약 677억원)에 판매돼 현재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갖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겨울 이적시장에 무려 9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하기 위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런던에서 뮌헨으로 이동, 선수와 담판을 짓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게 실패하면서 토트넘은 망신을 당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텔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트넘 레비 회장이 원하는 이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날 오후 뮌헨으로 직접 이동해 텔과 그의 측근을 설득했다"면서 "하지만 이적이 실패했다. 텔은 토트넘으로 이적하길 원치 않는다. 뮌헨 회장과 레비가 이미 이에 대해 전해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이후 순서를 기다리던 맨유가 임대 이적을 원했다. 현재 맨유는 후벵 아모림 감독의 눈 밖에 난 마커스 래시포드를 애스턴 빌라로 임대시켰다. 그 자리에 텔은 잠시 데려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미 토트넘의 6000만 유로 거액 영입 제안을 맛봤던 뮌헨은 단순 임대는 성에 차지 않았다. 적어도 이적 조항이 포함된 임대를 원했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 구단은 협상을 종료시켰다.
다른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 편집장 크리스티안 폴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맨유는 토트넘만큼 많은 이적료를 내고 싶지 않았다. 뮌헨 보드진들은 토트넘에 텔을 팔고 싶었다. 하지만 선수가 이를 거절했고 선수가 맨유행을 원하더라고 해당 이적료보다는 적게 팔길 원치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텔은 토트넘 거절 이후 홀슈타인 킬과의 맞대결에서 명단에 빠졌다. 뱅상 콤파니 감독도 텔이 계획이 없으니 아예 전력에서 빼버린 셈이다.
텔은 콤파니 감독이 부임한 이번 시즌 전까지 적어도 뮌헨에서 많은 기대를 받던 유망주였다.
2005년생인 텔은 지난 2022년 스타드 렌(프랑스)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2000만 유로(약 301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텔은 뮌헨 입단 이후 83경기, 1723분을 나서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0경기에 나서 7골 5도움을 기록해 꾸준히 경기력을 올리는 듯했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기회를 잃었다. 새 감독인 뱅상 콤파니가 오면서 리그에서 단 8경기, 253분 출전에 그쳤고 경쟁력을 잃었다.
텔은 기회를 잃자, 출전을 위해 이적을 요청했다. 그리고 최근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등장하며 뮌헨 팬들과 작별하는 분위기다.
텔은 지난달 30일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 후 스카이스포츠 독일과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가 뮌헨에서의 마지막 경기인지 질문을 받았는데 "잘 모르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적을 원했지만, 텔은 토트넘, 맨유와의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 이제 남은 팀은 아스널 하나다. 아스널도 가브리엘 제주스나 카이 하베르츠 외에 마땅한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적어도 중앙 공격수가 더 적합한 텔의 잠재력을 보고 이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텔은 측면 공격수도 가능해서 부카요 사카가 부상 중인 현 상황에서 괜찮은 백업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날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아스널이 텔 이적을 밀어붙이고 있다. 맨유가 영입전에서 빠지면서 이제 영입전이 아주 깨끗해졌다"라며 아스널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