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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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오승환의 격려, KT 박영현은 가슴이 뛰었다..."내 공 믿으라고 하셨어요"

기사입력 2024.05.04 12:45 / 기사수정 2024.05.04 12:45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의 수호신 박영현이 멀티 이닝 피칭 투혼을 발휘하면서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자신의 '우상'이자 살아 있는 전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조언을 듣고 더 힘차게 공을 뿌렸다.

KT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4차전에서 연장 10회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12-5로 완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박영현은 이날 KT가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로니 도슨과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KT 벤치는 승부가 연장으로 넘어간 뒤 10회초에도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영현은 선두타자 변상권,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박영현은 무사 1·2루에서 대타 김태진의 번트 타구가 자신 쪽으로 강하게 굴러오자 지체없이 공을 집어들고 3루 송구로 연결했다. 2루 주자 변상권을 3루에서 포스 아웃 처리하면서 키움 쪽으로 넘어가고 있던 흐름을 끊어놨다.



박영현은 이어 계속된 1사 1·2루에서 김재현을 삼진, 김휘집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솎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KT가 10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멜 로하스 주니어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박영현이 시즌 3승을 챙겼다.

박영현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내가 10회초에 점수를 주지 않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무사 1·2루가 됐을 때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제춘모 투수코치님이 마운드를 방문하셔서 용기를 주셨다"라고 돌아봤다.

또 "김태진 선수가 무조건 희생 번트를 시도할 것 같아서 내가 타구를 잡으면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곧바로 3루에 던지려고 했다. 제춘모 코치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다"며 "결과적으로 생각대로 이뤄지고 난 뒤 마음이 안정됐고 다음 타자들과도 자신 있게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박영현은 프로 입단 2년차였던 2023 시즌 68경기 75⅓이닝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의 성적을 기록했다.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거듭나면서 KT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영현은 올해 팀 내 비중이 더 높아졌다. 지난해까지 KT 마무리로 활약했던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하면서 박영현은 자신이 고대하던 클로저 보직을 꿰찼다.

다만 박영현의 2024 시즌 출발은 산뜻하지 못했다. 3일 키움전까지 13경기 16⅓이닝 3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6.06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KBO리그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은 물론 시즌 중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등으로 강행군을 치른 탓에 100% 컨디션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영현은 다행히 최근 5경기에서 6⅓이닝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정상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박영현 스스로도 시즌을 길게 내다보고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박영현은 "지금 내 성적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게임에 나갈 수 있는 자체가 좋다"며 "지금은 내 기록을 보고 있지 않다. 평균자책점이 높아서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데 많이 낮추고 나서 찾아보려고 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영현은 그러면서 최근 대선배이자 자신의 롤모델 오승환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 아시아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수립했다. 박영현은 이튿날 오승환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박영현은 "오승환 선배님께 전화는 드리지 못했지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선배님께서도 내게 '다치지만 말고 네 공을 믿고 던져라'라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승환 선배님과 같이 프로야구 선수로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며 "마무리 투수로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아직 여쭤보지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찾아뵙고 꼭 질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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