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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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영웅'이 충격패 원흉으로…이영준 퇴장, 황선홍호 무너트렸다 [도하 현장]

기사입력 2024.04.26 07:14 / 기사수정 2024.04.26 07:14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에 이어 예상치 못한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황선홍 감독은 한일전에서 체력을 보충한 이영준을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고, 교체로 출전한 이영준은 레드카드를 받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온 한국 축구의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 역사가 중단됐다.

한국은 3-4-3 전형을 꺼냈다. 한일전에 출전했던 백종범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수비진은 조현택, 이강희, 변준수가 구성했다. 측면에는 이태석과 황재원이 배치됐고, 중원은 김동진과 백상훈이 지켰다. 최전방은 엄지성, 강성진, 홍시후로 꾸려졌다.



예상 밖의 선발 명단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이었던 일본과의 한일전에서 10명 로테이션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며 8강전을 준비했다. 이미 조별리그 통과과 확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본과의 자존심 싸움에 목숨을 거는 것보다 체력 안배라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생각이었다.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만나는 8강전에서 이영준의 선발 출전이 예상됐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한 경기, 교체로 한 경기를 소화한 이영준은 두 경기에서 세 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었다. 일본전에서는 완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영준의 선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어떤 이유에선지 이영준을 벤치에 앉혔다. 이영준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건 본래 포지션이 측면 공격수인 강성진이었다.

강성진은 이영준처럼 상대와 공중볼 경합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빠른 속도와 드리블을 활용해 일대일 상황에서 우위를 만드는 데 능한 선수다. 터치로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능력도 있는 강성진은 밑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 연결해주는 펄스 나인(가짜 9번)처럼 뛰었다.



문제는 한국이 강성진을 최전방에 두고 계속해서 크로스를 시도했다는 점이었다. 인도네시아 수비진의 평균 신장이 대단히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강성진에게 공중볼 경합 능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을 활용할 거였다면 신체조건이 좋은 이영준을 두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이영준이 아닌 강성진을 선택했고, 강성진이 아닌 이영준에 맞는 플레이를 시도했다.

황선홍 감독의 의중을 알 수는 없으나, 확실히 아쉬운 판단이었던 게 사실이다. 전반전 막바지 엄지성이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공격 패턴은 전체적으로 먹히지 않았다.



이영준은 후반전이 되어서야 들어왔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1-2로 끌려가는 중이었다.

그 이영준마저 후반전 도중 퇴장당하고 말았다. 이영준은 후반전 중반 후브너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대를 밀쳤고, 주심은 처음에 이영준에게 경고를 줬으나 VAR(비디오 판독) 이후 카드 색깔이 바뀌었다.

황선홍 감독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이영준이 그라운드에 머무른 시간은 25분 정도였다. 이날 퇴장당한 황선홍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명재용 수석코치는 연장전까지 고려해 풀타임을 뛸 수 없는 이영준을 선발에서 뺐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가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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