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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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2연패' 정윤진 덕수고 감독 "정우주 상대로 5점 낼 거라 생각 못 해" [이마트배]

기사입력 2024.04.22 21:45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덕수고등학교가 전국대회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전주고등학교를 8-5로 제압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선발 유희동이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면서 부진했지만, 두 번째 투수 이지승이 3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선전했다. 세 번째 투수 김영빈은 5⅓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은 짠물 투구로 전주고 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에선 3번타자 박준순이 3안타 활약을 펼치면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결승타의 주인공' 4번타자 오시후는 홈런 1개 포함 3타점을 몰아쳤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주목받는 전주고 정우주는 덕수고 타선을 상대로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7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고전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8강에서 출전한 김태형, 준결승에서 선발 등판한 정현우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덕수고로선 부담감이 컸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1-3으로 끌려가던 4회초부터 시동을 걸었고, 4회초와 5회초 각각 2점을 뽑아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5-5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에는 오시후의 1타점 적시타와 엄준상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보탰고, 8회초 폭투로 1점을 추가하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경기 후 사령탑은 상대팀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정윤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 때 내가 거짓말을 했나 싶었다. 자신있다고 했는데, 전주고등학교는 매우 어려운 팀이라고 생각했다. 감독으로서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전주고는 정말 좋은 팀이고 올해 무조건 우승할 것 같다. 우리가 운이 있었을 뿐이지 (전주고가)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분명히 느꼈다"고 전주고를 격려했다.



1회초 무사 1·2루에서 빠른 투수교체 타이밍을 가져간 것에 대해선 "유희동이 3~4이닝을 던질 거라고 믿었는데, 너무 긴장한 것 같더라. 볼넷을 내줘서 교체한 게 아니다. 사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도 교체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슴이 뛰는 게 느껴져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 교체했다"며 "이후에 이지승과 김영빈이 던졌는데, 김영빈이 너무 잘 던져서 정말 고맙다. MVP 오시후가 주목을 받긴 했지만, 오늘 MVP는 김영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회초 정우주의 투구에 머리를 맞은 박민석은 CT 촬영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진 감독은 "부기가 심해서 매우 걱정했고, 경기 중간중간 확인하기도 했다. 선수 어머니와 통화했더니 현재까지 이상이 없고, 23일 아침에 MRI 촬영을 하기로 했다"며 "(교체 이후) 선수들이 (박)민석이 몫까지 열심히 하자고 다짐한 것도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상대 선발이 '에이스'급 투수 정우주였기에 긴장할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정우주를 공략했다. 정 감독은 "선발로 나와서 속으로 고맙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호민이 못 나오는 상황이었고, 정우주 뒤에 투수가 약하다. 물론 상대가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타자들이 5점을 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정현우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2학년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정윤진 감독은 "오시후는 이미 스카우트팀에서 내년에 좌타자 중에선 1~2번째로 지명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그만큼 콘택트도 좋고 장타도 칠 수 있고 성실한 선수다. 개인적으론 오시후가 프로에 진출하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좌타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덕수고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정윤진 감독은 "2013년에도 좋은 멤버를 꾸렸는데, 그때보다도 선수들이 더 강한 것 같다. 우선 주장 정현우가 자신의 역할을 잘해줘서 정말 '내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오늘 이 순간 이후로 마음이 좀 편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선수들과 편하고 즐거운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가다 보면 실력이 더 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어 "1학년 때 입학해 선배들이 해왔던 걸 봤고, 근성이나 하고자 하는 열망, '우리가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게 우리 학교의 전통이지 않을까 싶다.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성장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윤진 감독은 "연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언젠가 우리 팀도 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고등학생답게 성실한 야구를 해서 팬들이 계속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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