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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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최민식 "너무 촉을 세우면 피곤해진다니까요!"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4.04.07 11:50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최민식은 믿고 본다? 저는 좀 자유로워요. 배우 입장에선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즐겨 봐주시고 믿어주시면 고맙죠. 그런데 어떤 작품은 망할 수도 있고, 흥할 수도 있잖아요. 비판에 너무 상처 받거나, 대중의 취향과 움직임에 너무 촉을 세우면 피곤해진다니까요.(웃음) 어떻게 맨날 잘 돼요. '기본에 충실하자', '만드는 재미로 살자'는 것이죠!" (2015.12.11. '대호' 인터뷰 중)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로 2014년 '명량' 이후 10년 만에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천만 관객 영화를 더했습니다. 

'최민식'이라는 이름 세글자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 배우는 '파묘'의 흥행과 더불어 데뷔 35년을 맞은 올해 MZ세대까지 사로잡으며 'N번째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2월 22일 개봉한 '파묘'에서는 풍수사 김상덕 역을 맡아 든든하게 영화의 중심을 잡았죠. 영화는 32일 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6일까지 112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민식에게는 17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있는 '명량'(2014) 이후 무려 10년 만에 마주한 천만 영화입니다.

최민식은 2014년 7월 개봉한 '명량' 이후 9월 뤽 베송 감독의 '루시'로 할리우드 작품에 데뷔했고, 다음 해인 2015년 12월 '대호'로 다시 국내 스크린에 복귀했습니다.

10년 째 불변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스오피스 1위의 주역으로, '명량'의 성공 이후 최민식의 행보를 향한 관심의 시선도 더욱 뜨거워졌죠. 

'대호'는 일제강점기 시절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6개월 간의 긴 여정 속 대역 배우 혹은 파란색 천을 마주하면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인 대호를 상상해 연기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호' 개봉을 앞두고 만났던 자리에서 최민식은 차분히 정리한 '명량' 흥행의 담담함, 또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을 만날 설렘을 안은 밝은 모습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죠.

촬영 당시를 떠올린 최민식은 "관객의 입장에서 CG가 많이 들어가는 작품을 볼 때는 전혀 낯설지 않았는데, 제가 직접 연기를 하려니 재미가 없더라"고 솔직한 너스레를 전하며 "아주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대호'라는 제목처럼, CG로 만들어진 호랑이가 스토리의 중심에 등장하기에 '분량에 아쉬움이 없냐'는 물음에도 "저는 그동안 많이 나오지 않았나. 대호의 존재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화다"라고 전혀 개의치 않는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였죠.

또 '대호'를 '김대호'로 칭하며 "만약 연기상을 준다면 김대호 씨에게 줘야 할 것 같은데, 처음부터 너무 큰 상을 주면 건방져질 수 있으니 신인상을 주자"며 유쾌한 농담으로 화기애애한 대화의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명량'으로 최고 흥행작 주연의 수식어를 얻은 뒤 이어지는 기대에 대한 부담을 묻는 말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죠.

"홀가분하지만 허탈한 마음도 있다"고 말한 최민식은 "그런데 우리 일이 그런 것이니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활 시위는 나갔으니 관객 분들이 잘 봐주시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며 넌지시 속내를 전했습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는 "저 스스로 그런 면에서는 좀 자유롭다"고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죠.

"부담이 100%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저는 좀 자유로워요.(웃음) 배우 입장에선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즐겨 봐주시고 믿어주시면 고맙죠. 그런데 어떤 작품은 망할 수도 있고, 흥할 수도 있잖아요. 비판에 너무 상처 받거나, 대중의 취향과 움직임에 너무 촉을 세우면 피곤해진다니까요.(웃음) 

비단 영화뿐만이 아니라, 가장 보편적인 진리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맨날 잘 돼요. '기본에 충실하자', '만드는 재미로 살자'는 것이죠. '명량'으로 작년에 대박이 났으니까 올해도 꼭 대박이 나야 내가 창피하지 않다? 그건 아니에요. 그래야 또 저도 편하게 작품 선택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최민식은 운동선수들의 상황에 비유하며 "전년도에 금메달을 땄으니 올해도 무조건 금메달을 따라고 하면 선수들이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요?"라고 웃으면서 자유롭게 이어질 작품 활동의 방향을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대호'는 당시 최종 관객 수 176만 명을 기록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최민식의 작품 행보는 계속 이어졌죠.

최민식은 이후 '특별시민'(2017), '침묵'(2017), 홍범도 장군 역으로 특별출연했던 '봉오동 전투'(2019),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공개됐던 '행복의 나라로'를 통해 스크린에서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왔습니다.

또 1997년 이후 25년 만의 드라마 출연작이었던 디즈니+ '카지노' 시즌 1, 2를 통해 OTT에도 진출하며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청자와 마주했죠.

조금씩,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멈추지 않았던 최민식은 연기 인생 35년 중 첫 오컬트물 도전작이었던 '파묘'의 천만 관객 돌파로 꾸준한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았습니다.



'파묘'의 천만 관객 돌파 후 최민식은 "여러분이 바로 '파묘'의 주인공"이라며 관객에게 공을 돌렸죠.

'파묘' 무대인사에서 팬들이 선물한 머리띠와 목도리, 가방 등을 스스럼없이 착용하며 보여준 아낌없는 팬 서비스의 진심은 전 세대 관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힘이 됐습니다.

올해 61세인 최민식은 MZ세대 사이에서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유행어의 주인공이 되는가 하면, 판다 머리띠를 쓴 모습이 푸바오와 닮았다고 해 '식바오(최민식과 푸바오를 합친 말)'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죠.

'파묘'의 끝나지 않은 흥행과 더불어 오는 6월에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생신 카페'가 열린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배우 최민식'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다시금 엿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최민식은 최고 흥행작의 주연이었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늘 한결 같은 모습이었죠.  35년의 연기 내공을 통해 쌓아온 단단함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중과 활발한 소통 중인 최민식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영화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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