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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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아, 내게 와"…호랑이 투수 조장? 김원중 '진짜 얼굴'은 [오키나와 인터뷰]

기사입력 2024.03.02 00:10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베테랑 투수 조장이다.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변신한다. 믿음직스럽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투수 조장을 바꿨다. 기존 구승민이 김원중에게 완장을 넘겼다. 과거 3년 동안 투수진을 이끌었던 김원중이 다시 조장으로 컴백했다. 1일 롯데의 스프링캠프지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마주한 김원중은 "내 역할이 무엇인지 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진 리더로 복귀한 소감부터 물었다. 김원중은 "솔직히 별로 감흥 없다. 형들, 후배들과 너무 오래 지냈기 때문이다"며 "조장이 아니어도 누구든 한마디 할 수 있다. 내가 특별히 완장을 찼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후배들을 잘 이끌고 선배들과 원활히 소통해야 하는 위치가 됐기 때문에 내게 맡겨주신 것 같다. 중간에서 선수들을 잘 도우려 한다"고 밝혔다.

후배들이 잘 따른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리더십을 발휘 중이다. 김원중은 "선배님들이 하신 걸 보고 배운 것이다.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의 문화가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분위기 메이커 형들이 많다. 투수 형들이 잘 끌어주니 후배들과 대화하기 좋다.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올해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신인투수 전미르가 김원중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는 후문이다. 전미르는 김원중이 여러 조언을 해준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김원중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프로에 오면 분명 힘들 것이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어줘야 실력을 선보일 수 있다"며 "그래서 내게 오라고 그랬다. 같이 잘하면 좋지 않나. 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위기를 형성해 주는 것은 선배들의 몫이고, 그다음부터는 (전)미르의 몫이다. 함께 대화하고 캐치볼도 하며 모르는 게 있으면 알려주려 한다. 잘 지내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어 "후배들이 먼저 찾아와 물어보지 않아도,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다 느껴진다. 말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나"라며 "그냥 먼저 '모르는 것 있냐'고 묻는다. '내 공 어떠냐?'고 질문하기도 한다"고 미소 지었다.

롯데 투수진 내에서 구승민은 엄마, 김원중은 아빠로 통한다. 구승민이 선수들을 보듬어 주면, 김원중이 쓴소리한다는 의미다. 김원중은 "(구)승민이 형이 분위기를 잘 풀어줘 좋다. 난 선수들이 (팀 규율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 아닌 건 아니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때로는 질타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선수들을 끌고 가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승민이 형뿐 아니라 다른 형들도 많이 도와준다"고 소신을 밝혔다.

경기력으로도 솔선수범해야 한다. 김원중은 "캠프에서는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임무에 충실히 임하는 중이다"며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캠프를 진행하는 것이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잘 올라오고 있다고 느낀다"고 귀띔했다.

롯데에서 세이브로 역사를 쓰는 중이다. 2020년부터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김원중은 지난해 30세이브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107세이브를 쌓았다. 롯데 소속 투수 최초로 100세이브를 돌파했다.

김원중은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선수로서 영광이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세이브 기록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이걸 해내야 해'라는 강박에 사로잡힌다"며 "그것 역시 '잡생각'이자 '나쁜 생각'이라 여긴다. 그래서 최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이브를 올린 뒤 '오늘도 하나 했구나', '잘 마무리했구나'라는 생각만 한다. 잘했든 못했든 그날로 잊어버리고 다음 날은 또 새로운 하루, 새로운 경기를 준비한다. 항상 그렇게 시즌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 올해 다시 투수 조장을 맡았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2017년 3위를 기록한 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위-10위-7위-8위-8위-7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6년 동안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욕심을 묻자 김원중은 "제 목표는 항상 '우승'이라니까요"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시즌 중 목표가 하향 조정될 때도, 상향 조정될 때도 있지만 선수들 마음속 1순위는 늘 우승이다. 선수들 모두 '전 경기 전승'이라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원중은 "우리 팀은 늘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야구하는 게 팬들이 주신 축복인 것 같다. 그만큼 노력 중이다"며 "올해는 꼭 더 높은 곳에서 시즌을 끝마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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