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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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사우디전 '동점포+승부차기 골'→3G 무득점 아픔 씻었다 [아시안컵]

기사입력 2024.01.31 04:03 / 기사수정 2024.01.31 04:0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월드컵 영웅에서 욕받이로 전락했던 조규성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속죄포를 쐈다. 조규성을 위한 무대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8강에 올랐다.

특히 조규성의 활약이 빛났다.

지난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무득점에 그쳐 이번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던 조규성은 0-1로 뒤지던 후반 19분 이재성과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9분 극장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조규성은 투입 후 적극적으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며 사우디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2분에는 설영우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예열을 마친 조규성이 속죄포를 터뜨렸다. 이번에도 설영우가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바로 앞에서 머리로 받아넣었다. 투입 후 내내 사우디 수비를 흔들며 체력을 빼놨던 효과를 봤다. 사우디 수비수들은 조규성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마크하지 못하고 그대로 놔두는 실수를 저질렀다.

패배 위기에서 극장 동점골로 대표팀을 구해낸 조규성은 크게 기뻐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포효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씻어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승부차기 3번 키커로 나선 뒤 상대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고 골을 넣었다. 마침 먼저 찬 사우디는 3번 키커가 실축한 터여서 한국이 승부차기에서 웃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조규성은 앞서 조별리그 3경기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했으나 득점 기회를 놓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단순히 골만 못 넣은 게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경기에 관여하는 장면이 적었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했고, 전방에서 공을 잡아주고 패스를 공급하는 플레이도 잘 나오지 않았다. 역습 과정에서는 침투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 수비가 내려앉았을 때는 공간을 향한 움직임이 없었다.

스스로 고립된 조규성은 찾아오는 기회들도 번번이 허공으로 날리면서 0골에 그쳤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서 머리로 2골을 넣어 영웅으로 등극했던 때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클린스만호가 수월하다고 평가됐던 조에서 고전했던 이유기도 했다. 조규성이 기회를 살렸다면 2차전 요르단, 3차전 말레이시아전을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



최악의 경기력이 계속되자 국내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도 거세졌다. 소속팀 미트윌란에서 뛰는 동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문제삼는 팬들도 있었다. 헤어밴드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긴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인신 공격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후 조규성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골이 안 들어가고 있어 아쉽지만 부담감을 느끼진 않는다. 그냥 내가 못 넣고 있을 뿐"이라며 비판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신경 안 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 선발 명단에서 조규성을 제외했다. 대신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좌우 측면에 정우영과 이강인을 배치했다.

후반 중반까지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자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투입해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독기를 바짝 품고 들어간 조규성은 추가시간 귀중한 득점으로 대표팀을 구해냈다.

약 1년 전 조규성을 일약 월드컵 스타로 만들어 준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또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당시 조규성은 머리로만 2골을 넣어 대표팀의 2-2 무승부를 만들어 스타로 발돋움 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장소에서 또다시 머리로 한 방을 터뜨리며, 또 승부차기를 깔끔하게 차 넣으며 부활의 날개를 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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