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4.01.22 12:45
정도가 과한 처벌에 카메룬 정부까지 나서 수습하려 했으나 오나나는 즉시 대표팀을 떠나더니 그 다음달인 12월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해버렸다.
다만 오나나는 결국 송 감독과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봉합하고 은퇴 선언 9개월 뒤인 지난 9월 대표팀에 다시 승선했다.
그러나 또 다시 협회와 선수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 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오나나가 카메룬의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첫 경기서 결장한 사건을 두고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송이 오나나와의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나나는 지난 15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까지 치르고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소속팀에서의 입지를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카메룬축구협회도 오나나의 걱정을 수용, 맨유와의 합의 후 그를 토트넘전 이전에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16일에 열리는 기니전에서 곧장 출전시키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오나나는 기니전서 출전하지 않았다. 송이 그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오나나는 토트넘과의 경기 뒤 맨유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코트디부아르로 향했다. 맨체스터부터 기니전이 열리는 코트디부아르까지는 비행기로 9시간 남짓 걸린다.
다만 기상악화로 생긴 안개 때문에 전세기는 코트디부아르 수도 야무수크로와 차로 세시간 거리에 위치한 대도시 아비장에 착륙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결국 오나나는 첫 경기인 기니전 5시간 전에 야무수크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준비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나나는 기니전에 출전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송 감독이 그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오나나 측근은 "기니전서 명단 제외를 당한 오나나는 주변의 만류로 인해 감정을 가라앉혀야 했다"고 전했다. 급하게 맨체스터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첫 경기 출전도 무산된 셈이었다.
문제는 송 감독의 발언이었다. 그는 기니와의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오나나가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오전 4시에 내리고 오후 5시 경기를 뛰느냐"고 발언했다. 마치 오나나가 무리하게 일정을 짜서 벌어진 일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오나나는 (기상악화 등을 고려하더라도) 아무리 빨라도 당일 오전 6시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며 "왜 송은 오나나의 도착시간을 보다 더 이른 시각으로 공표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송이 오나나의 일정을 잘못 전달받았거나 오해를 했을 것"이라고 추측한 매체는 "송은 대회 참가를 위해 최대한 서둘렀던 오나나를 믿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애초부터 14일 오후 비행기를 타게 한 것이 문제"라며 "아예 그 뒤로 비행기를 미뤘다면 이러한 오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송은 자신이 속한 (카메룬축구협회) 단체의 명예를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선수와 감독, 협회는 서로 오해를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나나는 자신의 선발 명단 제외에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불평하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대회에 참가 중이고 우리는 한 팀이다. 할 말이 많지만 따라서 하지 않겠다"며 "나는 대표팀을 이끄는 리더다. (내가 불참해) 다른 어린 선수가 비판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사람들이 나만 비판하길 바란다. 이젠 익숙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나나는 가장 늦게 대회에 참가한 동시에 가장 먼저 짐을 싸고 퇴장할 위기에 처했다. 카메룬은 20일 열린 세네갈과의 본선 조별리그 2경기서 1-3으로 패하며 조별리그 3위에 올라 탈락을 목전에 두게 됐다. 만약 3차전 감비아와의 경기서도 패한다면 조별리그 4위로 즉시 탈락한다. 감비아를 이긴다 해도 2위 기니와 함께 승점 4점이기 때문에 득실차를 따져야 한다.
오나나와 카메룬축구협회의 갈등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가 좋은 플레이로 카메룬을 구출해낼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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