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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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세리머니 하지마! 그 힘으로 더 뛰어!"…요즘 시대에 이런 지시 내리는 英 프로팀 감독이 있다니

기사입력 2023.11.18 21:20 / 기사수정 2023.11.18 21:2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현대 축구에서는 골 세리머니가 선수들의 스타성을 책임지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들어선 더욱 그렇다. 스타플레이어를 상징하는 하나의 상품이 되고 있다. 손흥민의 경우, 양 손의 엄지와 검지로 직사각형을 만들어 사진을 찍는 '찰칵' 세리머니로 이름값을 드높인다. 프랑스의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는 동생과의 축구 게임에서 착안해 양 손을 반대 팔의 겨드랑이 밑에 끼는 '리틀 브라더' 세리머니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 잉글랜드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초신성으로 떠오른 주드 벨링엄은 양 팔을 활짝 벌리며 관중석을 응시하는 세리머니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축구계를 넘어 타 종목으로도 전파되는 등 파급력이 대단하다.

그런데 이런 세리머니를 금지시킨 프로팀 감독이 있다.

잉글랜드 4부리그(리그 2) 맨스필드 타운엔 최근 특이한 권고 사항이 내려졌다. 골을 넣은 뒤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끼리의 악수로 이를 대체하자는 주문이 나왔다.




해당 권고 사항은 맨스필드 감독 나이젤 클라프의 지시다. 클라프는 선수시절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로이 킨과 함께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활약한 공격수다. 그는 노팅엄에서만 107골을 집어넣으며 구단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스타 출신 감독이다.

클라프는 많은 골을 넣었지만 골 세리머니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 오히려 세리머니를 권장하지 않는 철학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영국의 언론 매체 '더 선'은 18일(한국시간) "클라프가 골 세리머니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고 전하며 그의 생각을 전했다.

클라프는 영국의 공영 방송사 'BBC'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가 팽팽한데도 골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세리머니할 힘을 아껴야한다. 경기가 재개되면 공을 상대편으로부터 다시 뺏어와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클라프는 이어 "승리에 대한 자축은 경기가 끝나고 해도 된다"며 "운이 좋게 승리를 가져와 경기를 승리한다면 그 때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스포츠계의 유명한 격언인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를 실천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기 하나의 승리도 시즌 전체서 의미있는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클라프가 "경기를 이겨서 아무리 축하를 해도 시즌이 끝나고 딱히 이룬 것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경기 하나 하나도 소중하다"며 "의미가 있는 승리라면 조그마한 자축을 해도 괜찮다"는 중도의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클라프의 입장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는 연패의 흐름을 깨고 거둔 승리를 일컫는다.

그가 맡고 있는 맨스필드 타운은 지난 12일 2023/24 잉글리시 리그 2 17라운드 경기서 샐퍼드 시티를 상대로 2-1 신승을 거둬 팀의 3연패를 끊고 리그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맨스필드 타운 팬들은 클라프의 집도아래 지난 2003/04시즌 이후로 20년만의 리그1(3부) 승격을 고대하고 있다.

특히 맨스필드 타운은 리그2 24개의 팀들 중 가장 적은 실점(13실점)을 보여주며 시즌 끝에 충분히 승격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호성적에 클라프의 다소 특이한 철학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물론 골 세리머니가 허용되는 소수의 경우도 존재한다. 클라프는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막판에 골을 넣는다면, 그리고 그대로 경기가 끝날 것 같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고도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스포르팅 뉴스, 더 텔러그라프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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