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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 집중"…그런 최준용이 하루 만에 '방망이 잡은' 사연은? [APBC]

기사입력 2023.11.07 23:10 / 기사수정 2023.11.07 23:10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타자들의 타격 훈련이 한창일 때 누군가 배팅 케이지 안에 들어와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취재진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주인공은 '투수'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이었다.

최준용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에 승선했고, 6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을 소화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불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준용은 최근 투·타 겸업 도전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6일 취재진을 만났을 때만 해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만약에 (투·타 겸업을) 하게 된다면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다.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긴 했는데, 일단 이번 대회에서는 투수로 뛰어야 하니까 투수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며 당분간 투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런 최준용이 하루 만에 방망이를 돌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배팅 케이지를 빠져나와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긴 최준용은 "나승엽에게 방망이를 빌려서 타격해봤다. 류중일 감독님이 궁금하다고 하셔서 한 번 쳐보라고 하셨다. 모양은 좋다고 하셨다"며 웃은 뒤 "국가대표 타자들이 보고 있으니 너무 긴장했다"고 밝혔다.



당장 최준용이 이번 대회에서 타석에 들어설 일은 없다. 그의 타격을 지켜본 류중일 감독 역시 "본인이 타격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한번 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준용은 언젠가 타석에 서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그는 "치는 걸 워낙 좋아했고, 수비하는 것도 좋아했다. 물론 힘들긴 한데, 즐거운 걸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야수를 하게 된다면 정말 많이 노력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사실 최준용이 타자를 꿈꾸는 이유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는 "자주 아프고 재활을 하다 보니까 그런 데 있어서 약간 지친 상태다. 원래는 아프면 더 열심히 하고, 재활을 잘 끝내고 올라와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올해만 재활을 세 번이나 했다. 아무래도 (타자를 생각하는 이유로는) 부상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만약 타자 전향을 택한다면 투·타 겸업보다는 타격에만 힘을 쏟고 싶은 게 최준용의 생각이다. 투수로서의 재능을 모를 리가 없는 최준용이지만, 왜 타자 전향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게 됐을까.



최준용은 "투수를 너무 하고 싶은데, 좋아하는 야구를 아프면서 하다 보니까 아프지 않고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며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개인적으로는 투수와 타자 중에서 한 가지만 하고 싶다. 그러나 구단의 입장도 있고, 둘 다 하거나 투수만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 안 아프고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고백했다.

최준용은 지향점에 가까운 타자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손아섭(NC 다이노스), 전준우(롯데)를 꼽기도 했다. 그는 "후반기 때부터 (전)준우 선배님과 정말 많이 얘길 했다. (대화를 시작하면) 기본이 한 시간이었다. 가장 좋은 건 투수를 하는 것이지만, 야수를 하게 되면 정말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손)아섭 선배님 같은 경우 맨날 통화를 하면서 타격 영상을 보여드리며 피드백을 받았고, 비시즌 때 같이 운동을 하기로 했다. 이번에 창원NC파크에 갔을 때 아섭 선배님이 배팅장갑을 20개 주시더라. 장비는 내가 다 지원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야구에 집중하라고 하셨다"고 얘기했다.

팀 동료 유강남도 고민에 빠진 최준용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준용은 "(유)강남이 형이 '네가 타자 전향을 시도한다고 하면 형이 다 해줄게, 근데 그전까지는 투수를 좀 더 해보지 않을까'라고 하셨다(웃음). 만약에 한다고 하면 장비 같은 거 다 주고 알려줄 것이라고 하셔서 많이 든든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취재진에 굳은살을 보여주기도 한 최준용은 거듭 건강을 강조했다. 그는 "아예 통증이 없으면 가장 좋은데, 일단 안 아프고 행복하게 열심히 노력하고 싶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대구,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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