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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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니까 눈물 조절이 안 되네요" [현장:톡]

기사입력 2023.11.02 08:00



(엑스포츠뉴스 화성, 김지수 기자) '밍키' 황민경이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첫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개인 통산 3000득점의 대기록까지 작성해 기쁨은 두 배였다.

IBK기업은행은 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1-25 25-20 25-19 27-25)로 이겼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한국도로공사를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2(22-25 21-25 25-19 25-21 15-13)로 꺾고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데 이어 안방에서 곧바로 연승을 내달렸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시즌 2승 3패, 승점 5점으로 페퍼저축은행(1승 4패, 승점 3)을 제치고 6위에서 단독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1경기를 덜 치른 4위 GS칼텍스(3승 1패, 승점 8)를 승점 3점 차로 추격하며 1라운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IBK기업은행은 주포 아베크롬비가 양 팀 최다 31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점유율 41.83%, 공격 성공률 45.31%의 괴력을 뽐내고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베테랑 황민경의 활약도 빛났다. 표승주와 함께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0득점을 책임졌다. 특히 IBK기업은행이 1세트를 먼저 내주고 돌입한 2세트 5득점에 안정적인 리시브를 선보이면서 반격을 이끌었다.

황민경은 V리그 여자부 역대 14번째 3000득점의 금자탑도 쌓았다. 2008-2009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15년 만에 여자배구 역사 속에 영원히 빛날 대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황민경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대기록을 세웠는데 데뷔했을 당시를 생각하면 상상도 못 했던 순간이다"라며 "지금까지 선수로 뛸 거라는 것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웃었다.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밝고 쾌활한 황민경이지만 올 시즌에는 마음고생이 컸다. 2022-2023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현대건설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뒤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무릎 통증을 느끼면서 100% 몸 상태를 갖추지 못했다.



팀 성적도 덩달아 흔들렸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3연패로 좋지 못한 스타트를 끊었다. FA로 팀을 옮긴 황민경은 팀의 부진이 꼭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마음고생이 컸다.

황민경은 이 때문에 앞선 한국도로공사전에서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첫 승이 확정된 직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15년이 넘는 프로 생활 동안 숱한 고비, 위기를 겪어왔지만 이번 '1승'이 무엇보다 값지게 느껴졌다.

황민경은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이겼을 때 뭔가 막혀 있던 게 뚫린 느낌이었다"며 "팀원들도 다들 말은 안 해도 힘들었을 거다. 도로공사전 승리로 조금은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예전에는 이기고 그렇게 울었던 적은 없었다. 나이가 드니까 약간 조절이 안 되기도 했다"고 웃은 뒤 "팀원들에게 미안한 게 컸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우리가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황민경의 눈물은 IBK기업은행 후배들뿐 아니라 가깝게 지내는 타 구단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절친한 몇몇 선수들은 SNS를 통해 황민경을 놀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황민경은 "한국배구연맹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내가 우는) 사진, 영상으로 나를 놀리는 선수들이 많았다"며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눈물이 조절 안 되냐는 핀잔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수훈선수 인터뷰를 진행한 태국 출신 폰푼도 "나도 황민경을 놀리고 싶었다"고 말해 인터뷰룸은 웃음바다가 됐다.

황민경은 자신도 IBK기업은행도 앞으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한 만큼 도약의 기회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황민경은 "더 좋아져야 한다. 몸 상태와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서 IBK기업은행에 보탬이 돼야 한다"며 "IBK기업은행은 밖에서 볼 때보다 더 분위기가 밝고 좋다. 이렇게 잘 뭉치고 있는 줄 몰랐다.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인다. (김호철) 감독님은 외부에서 봤던 이미지 그대로셨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가 시행됐는데 각 팀마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며 "성적에도 여러 가지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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