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9:22
스포츠

'중국 전부 탈락' 신유빈의 상상, 현실 될까?…"금메달 그림 그려 보겠다" [항저우 리포트]

기사입력 2023.10.01 07:0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탁구 여자 복식 세계 1위 신유빈-전지희 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렸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세계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는 30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SP Gymnasium)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준준결승에서 대만의 세계 21위 전즈여우-황이화 조를 게임 스코어 3-1(9-11 11-6 11-6 11-4)로 이겼다. 

신유빈-전지희는 지난 29일 이번 대회 16강에서 북한을 만나 '남북대결'을 펼쳤다. 김금영-변송경 조를 게임 스코어 3-1(11-4 5-11 11-9 12-10)로 제압하고 무난하게 8강에 진출했다.

신유빈-전지희는 이날 8강에서 격돌하는 전즈여우-황이화 조와 비교하면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경기력에서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만은 한국을 상대로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전즈여우-황이화 조는 최근 국제대회 여자 복식 경기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를 자주 상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철저한 분석 후 나온 듯 보였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대만의 예상 밖 공세에 잔 실수까지 속출하면서 1게임을 9-11로 대만에 넘겨줬다. 전즈여우-황이화는 1게임 종료 후 마치 4강 진출을 확정한 듯 기뻐하며 신유빈-전지희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어진 게 아니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개인전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에서 중국 조를 물리치는 등 분전해 은메달을 땄다. 그런 저력을 증명하듯 2게임부터 서서히 주도권을 되찾아왔다. 공수 모두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서서히 경기력이 올라왔고 점수 쌓기가 수월해졌다. 2게임을 11-6으로 갖고 오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3게임도 2게임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4-6 열세를 순식간에 11-6 리드로 바꾸는 마법을 부렸다. 신유빈-전지희는 대만을 압도하고 경기를 뒤집었다.



4게임은 신유빈-전지희가 완전히 지배했다. 둘의 파상공세에 당황한 대만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은 11-4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지희는 여자복식 8강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대만이 너무 어려웠다. 3세트 중반까지 우리 (공격이) 너무 막혔다"며 "최근에 거의 세 번째 맞대결이어서 그런지 우리를 잘 알고 있는 느낌을 받았고 1세트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신유빈도 "대만이 준비를 잘하고 들어온 것 같았고 우리가 어렵게 게임을 풀어갔다"며 "그래도 경기 후반부터 언니(전지희)랑 같이 잘 풀어갔고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여자복식 8강에 앞서 열린 여자단식 8강에서도 대만의 전즈여우를 4-1(6-11 11-9 11-7 11-7 11-3)로 꺾고 준결승에 안착했다. 승리 과정은 여자복식과 똑같아서 한 세트를 먼저 내주고 4세트를 내리 잡고 4강에 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종목은 준결승에서 패한 국가, 선수는 3·4위 결정전 없이 동메달을 수상한다.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1개씩을 챙긴 가운데 이번 대회 출전한 4개 종목 모두 입상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여자단식은 10월 1일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쑨잉사, 여자복식은 10월 2일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33위) 조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일전을 펼친다. 하리모토는 오빠인 하리모토 도모카즈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천재 탁구 남매다. 

신유빈은 "내가 메달을 따는 게 신기하다. 너무 재밌고 앞으로 이어지는 준결승을 잘 준비해서 꼭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남은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유빈은 여자단식과 여자복식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여자복식의 경우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신유빈은 긴장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어떤 경기력을 펼쳐야 할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 탁구의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한국 탁구의 아시안게임 정상 정복은 없었다.



2004년생인 신유빈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게 당연하다. "자료화면으로 조차 본 적이 없다"고 웃었다. 

신유빈은 대신 "(준결승에서) 어떤 작전으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를 먼저 생각하니까 부담감은 아직 안 느껴진다"며 "어렸을 때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늘 상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지희는 "신유빈이 상상력이 좋다.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하자 신유빈은 "오늘 밤 (금메달 따는) 그림을 그려볼까?"라고 받아치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쳤다.

한편 남자 단식의 장우진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 (13위)는 8강에서 일본의 에이스 하리모토 도모카즈(4위)를 풀게임 혈투를 벌인 끝에 4-3(8-11 10-12 8-11 11-9 19-17 11-4 11-8)으로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하고 자신의 커리어 첫 국제종합대회 단식 메달을 손에 넣게 됐다.

이로써 이번 대회 남·녀 단식 및 남·녀 복식 대진표가 모두 결정됐다. 남자 단식은 판전둥(중국)-장우진, 왕추친(중국)-웡춘팅(홍콩)으로 짜여졌으며, 여자 단식은 쑨잉샤-신유빈, 하야타 히나(일본)-왕이디(중국)로 구성됐다.



남자 복식에선 판전둥과 왕추친이 이란의 알라미안 다룬콜라에이 니마, 알라미안 다룬콜라에이 노샤드 조와 붙으며, 장우진-임종훈 조는 중국을 이긴 촹친화-린윤주(대만) 조와 격돌한다.

여자 복식에선 신유빈-전지희 조가 하리모토-기하라 조와 붙는 것 외에 차수영-박수경(북한) 조가 무케르지 수티르타-무케르지 아이히타(인도) 조와 만난다. 여자 복식에선 중국 조가 모두 8강에서 탈락해 신유빈-전지희 조 우승 가능성도 예측된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