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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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훔치는 장인' 박해민 "정근우-김일권 선배 기록에 도전하고파"

기사입력 2023.09.17 08:20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베이스를 훔치는 덴 도가 텄다. LG 트윈스 박해민이 새 목표를 설정했다.

박해민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1안타 2득점과 함께 도루 1개를 기록했다. 박해민의 시즌 20번째 도루다. '10시즌 연속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2번째로 나온 대기록이다. 11시즌 연속 20도루(2006~2016년)를 선보인 정근우에 이어 영광을 안았다. 박해민은 2014년 5월 4일 NC전에서 첫 도루에 성공했다. 그해 총 36도루로 리그 5위에 올랐다. 역사의 시작이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연속 도루 1위 자리를 지켰다. 4년간 각각 도루 60개, 52개, 40개, 36개를 자랑했다. 2019년엔 24개로 공동 7위, 2020년엔 34개로 2위, 2021년엔 36개로 3위, 지난해엔 24개로 5위에 올랐다. 10걸에 박해민의 이름은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기록 달성 후 박해민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도루) 한 개 정도는 곧 할 것 같았다. 꼭 오늘(16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그라운드에서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려 한다. 도루를 못 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본다. 열심히 달린 덕에 10년 연속 20도루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목표로 삼았던 것은 아니지만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 달성했다는 게 무척 뿌듯하다. 1년 더 해내면 (11년 연속으로)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다. 2년 더 하면 기록을 깰 수도 있다"며 "욕심 나는 건 사실이다. 다치지만 않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다. 박해민은 "도루할 때 개인만 생각해선 안 된다.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팀도 생각해야 한다"며 "내 야구를 하며 장점을 살리다 보면 기록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은 무작정 뛰기보다는 조절한다. 도루 개수가 늘어나는 만큼 실패 개수도 증가하더라"며 "누상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개수가 (예년보다) 줄었다"고 고백했다.

긍정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올해부터 베이스 크기를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2㎝)로 확대했다. 투수가 주자를 견제하거나 투수판에서 발을 빼는 행위는 타석당 최대 2회로 제한했다. 주자의 도루 시도가 용이해졌다. KBO리그도 같은 방향으로 가려 한다. 베이스 크기 확대의 경우 내년부터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 주자 견제 제한 규정까지 생기면 '대도'들은 날아다닐 수 있다.

박해민은 "재밌을 것 같다. 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나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도 자기만의 플레이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장점으로 살아남고 한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들이 생길 듯하다"며 "스피드업과 관련된 규정이니 경기 시간은 줄이고, 팬분들에겐 박진감 넘치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규정이 뒷받침되면 달성해 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 박해민은 "리그에서 도루왕에 5차례 오른 경우는 김일권 선배님 한 분뿐이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며 "우선 올 시즌 잘해 우승부터 이룬 뒤 내년에 도전해 보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초대 도루왕'인 김일권은 1982~1984년과 1989~1990년 도루 1위에 올랐다. 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도루왕을 5차례 차지했다.

박해민은 내년에도 20도루를 기록하면 정근우와, 커리어 내 한 차례 더 도루왕을 거머쥐면 김일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쉼 없이 뛸 예정이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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