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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th] 배우들의 일본행 러시…4차 한류붐 타고 훨훨 [日 한류, 여기⑥]

기사입력 2023.09.20 11:50



한국의 음악은 물론 방송·영화 산업은 어느새 세계 속에서 K문화 산업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의 한류는 현재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며, K문화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는데요. 엑스포츠뉴스가 창간 16주년을 맞이해 직접 도쿄를 찾아 현지에서의 한류를 생생하게 담아봤습니다. 한정된 대상에만 어필한 과거와 달리 일본의 남녀노소 모두에게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는 '오늘의 한류'를 다방면에서 분석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4차 한류(韓流)붐이 일면서 한국 배우들의 일본행(行)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배우들의 일본 활동이 다시 활발해진 분위기다.

한류스타 이병헌은 지난 6월 3일 동안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팬 미팅을 열고 3년 만에 일본 팬들과 재회했다. 김남길도 4년 만에 팬 콘서트를 통해 일본 팬들을 찾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 ‘킹더랜드’까지 2연속 흥행에 성공하고 일본 스페셜 싱글을 발매하는 등 일본에서 인기가 상당한 이준호(2PM) 역시 지난 7월 일본 솔로 아레나 투어를 마쳤다.

2PM 멤버이자 배우 옥택연도 지난해와 올해 4월과 5월 8개월 만에 일본 팬들을 만났다. 정일우는 지난 1월 일본 8개 도시에서 팬미팅 투어를 개최했고 김범 역시 지난달 도쿄에서 아시아 팬미팅의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데뷔 첫 일본 팬미팅을 열고 본격적으로 일본 진출을 겨냥한 스타들도 늘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을 낳은 박은빈은 지난해 첫 일본 팬미팅을 개최했는데, 20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추가 공연까지 열었다.

‘갯마을 차차차’로 일본에서 많은 팬을 보유한 김선호는 5월 첫 일본 팬미팅을 진행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종혁과 ‘20세기 소녀’의 변우석도 각각 지난 2월, 3월 첫 일본 팬미팅을 성료했다. 김영대도 3월 도쿄에서 생애 첫 해외 오프라인 팬미팅을, ‘닥터 차정숙’으로 인기를 끈 민우혁도 단독 팬미팅에 임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작은 아씨들’, ‘꽃선비 열애사’, ‘너의 시간 속으로’의 강훈도 10월 일본에서 첫 팬미팅을 앞뒀다.

BTS 등 K팝 아이돌 그룹을 비롯해 K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에서 4차 한류붐이 일었다. 한국 스타들을 향한 일본 팬들의 관심도는 예매율로 즉각 반영됐고 대부분의 팬미팅이 매진을 기록, 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령층의 다양화다. 배용준이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욘사마’로 불리며 일본 내 1세대 한류를 이끌 때와 비교해 보면 전 연령층에 팬들이 고루 분포하고 있다.

한 배우의 관계자는 “문화가 달라졌다. 10년 전에 팬미팅을 열 때만 해도 일본 팬분들이 조용하고 손뼉만 치는 분위기인데 지금은 ‘카와이’(귀엽다)라고 소리도 친다. 과거에 비해 생동감 있고 영(young)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류스타들의 일본 프로모션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제이하모니 김형준 대표는 “2006년 ‘천국의 계단’으로 권상우 배우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 때부터 지켜봐 왔다. K팝, 동방신기가 인기를 끌고 현재 한류 4세대가 되면서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김남길, 정일우 배우의 경우도 어린 팬들이 많이 유입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우들의 일본행이 부쩍 증가한 가장 큰 이유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수혜를 누렸다. 일본 국민들은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에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는 대신 집에서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 한국 드라마들이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고 OTT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그동안 한국 작품을 접하지 않았던 이들까지 시청, ‘4차 한류’가 활성화됐다.

이후 다양한 소재, 탄탄한 시나리오, 연기력 등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호응도가 자연스럽게 전 연령대에서 높아졌다.

김형준 대표는 “코로나 19때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스’ 등 한국 드라마가 MZ 세대에게 영향을 많이 줬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음식, 포차 문화가 퍼졌고 한국 하면 맛있는 음식, 멋있고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 뷰티 제품 등을 떠올리게 됐다. ‘오징어게임’ 등도 글로벌하게 잘돼 일본 MZ들이 한국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라며 한국 배우들의 인기가 젊은 세대로까지 번지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방역 규제가 완화됨과 동시에 상승기를 맞은 한일관계도 스타들의 방일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최근 일본에서 팬 미팅을 개최한 한 배우 소속사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치 이슈에 따라 관계가 급변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워낙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는 게 나쁠 건 없다고 판단했다. 그만큼 일본은 뺄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본은 최근 외국인 가수 등에 대한 비자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객석 100석 이상 음식 미제공 공연 규정을 없애는 등 흥행비자의 발급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공연비자 발급 때 요구하던 2년 이상 해외 활동 경력도 없애 신인 배우들과 가수들의 일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공연 관계자는 "과거 한일 관계가 좋았다가 나빠졌는데 최근에는 다시 좋아지지 않았다. 이에 배우들은 물론 특히 아이돌의 경우 현재 최고의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한국 배우들의 니즈가 높고 한국 배우들 역시 일본 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윈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일본에서 팬미팅을 연 배우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굿즈 시장이 활발하게 열려 있다. 한국 배우의 굿즈를 상품화하는 것이 사업성이 된다고 판단해 일본 측 공연기획사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연락이 온다”라고 귀띔했다.

또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인기가 드라마 캐스팅에 큰 역할을 한다. 배우의 해외 인지도에 따라 해외 판권 판매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한류 팬덤이 많아야 하는 배우 입장에서 일본 진출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충성도가 높은 일본 팬들의 특성을 고려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일본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김형준 제이하모니 대표는 “일본에서 인지도가 있다고 해서 인기도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일본 팬들은 충성심이 강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타를 좋아한다. 한국 배우들도 일본 팬에 대한 꾸준함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사진= 소속사,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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