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맞이 홈런포 쏜 정수빈 "가을에 좋은 기억 많아, 팬 기대 부응할 것"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입추(立秋)를 맞아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스스로 가을에 강했던 부분을 언급하면서 팬들에 후반기 좋은 활약을 약속했다.

정수빈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9차전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 1볼넷을 기록, 두산의 5-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수빈은 1회말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삼성 선발 좌완 최채흥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두산에 선취점을 안겼다. 정수빈의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번째 1회 리드오프 홈런이었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최채흥의 5구째 135km짜리 직구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8.1m의 타구를 날려보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높게 제구 된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정수빈의 활약은 계속됐다.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볼넷 출루 후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삼성 배터리를 괴롭혔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폭넓은 움직임으로 선발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투수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톱타자로 나선 정수빈이 만점 활약을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수빈은 "생각하지 못한 시즌 첫 홈런이 나왔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기 때문에 직구를 노렸다"며 "좋은 타이밍에 걸려서 담장을 넘어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은 지난달 21일 후반기 시작 후 13경기에서 타율 0.292(48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6도루 OPS 0.863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를 마친 뒤 타격 페이스가 정상궤도에 오른 모양새다. 두산 타선이 최근 다소 침체돼 있는 가운데 활력을 불어 넣는 플레이로 제 몫을 해내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정수빈의 시즌 첫 홈런은 절기상 입추에 나왔다. 역대급 폭염 속에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드는 느낌은 전혀 없지만 정수빈 스스로 입추를 강조하면서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을 다짐했다.

정수빈은 '정가영(정수빈은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강했다. 가을야구 통산 78경기 타율 0.296(277타수 82안타) 4홈런 32타점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15 한국시리즈 MVP, 2021 준플레이오프 MVP 등 빛나는 이력을 자랑한다.

정수빈은 "오늘(8일)이 입추더라. 가을에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고 팬들의 기대도 큰 것을 알고 있다"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