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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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망언이 우릴 각성시켰다" 송지만 코치가 떠올린 한일전 2승 [WBC 리와인드]

기사입력 2023.03.10 10:26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초대 대회가 열린 2006년.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비롯해 서재응, 김병현, 김선우, 최희섭 등 현역 빅리거들과 이승엽, 구대성, 이종범 등 최정예 멤버들을 모두 모아 4강 신화를 이룩했다.

송지만 NC 다이노스 타격코치도 2006 WBC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5 시즌 현대(2008년 해체)에서 타율 0.271 24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태극마크를 달고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영광을 맛봤다.

송 코치는 한국 야구 '대형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2006년 3월 13일 미국에서 열린 WBC 2라운드 1조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 5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한국의 7-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송 코치는 한국이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1루에서 2005 시즌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좌완 돈트렐 윌리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KBO리그 대표 우타자의 힘을 보여줬다. 3회말 무사 1·2루에서는 침착히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한국의 추가 득점의 기여했다.

송 코치는 "2006 WBC는 최고의 선수들과 모여 즐겁게 준비했다. 미국을 만나서 겁을 먹기보다는 즐겁게 게임을 했다"며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라도 있었으면 미국 선수들과 사진이라도 찍는 건데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고 웃었다.

또 "미국은 당시 준비가 잘 안된 느낌이었다. 게임을 해보면 상대가 얼마나 팀이 잘 갖춰져 있는지 알 수 있는데 WBC 1회 대회 때는 미국 선수들이 절실함이 안 보였다"고 돌아봤다.



송 코치에 기억에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 남아 있는 건 역시 두 차례 한일전 승리다.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한일전을 3-2, 미국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는 2-1로 승리를 거두고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다.

송 코치는 당시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가 한국 선수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이치로는 우리 편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치로는 WBC를 앞두고 "앞으로 30년은 일본의 상대가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이기고 싶다"는 말로 한국 선수들과 팬들의 빈축을 샀다.

송 코치는 "그때는 이치로가 일본이 아니라 우리 편이었다. 망언으로 한국 선수들을 각성시켜줬다"며 "일본 선수들도 한국과 경기를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다만 2006 WBC 당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운영 탓에 준결승에서조차 일본을 상대해야 했다. 미국이 우승을 위해 반대편 조에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 강호들을 몰아넣은 뒤 결승전 전까지 만나지 않도록 조 편성을 끝냈기 때문이다. 



송 코치는 "일본을 두 번 이겼지만 이상한 규정 때문에 준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니까 외려 우리가 더 부담을 크게 느꼈고 결국은 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박찬호, 서재응 등 빅리거들의 호투와 이승엽의 홈런, 당시 주장이었던 이종범 선배의 리더십 등이 기억에 남는다"며 "후배들에게는 터프하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도 상대 팀이 어렵겠지만 반대로 한국과 싸우는 팀들도 한국을 어려운 상대로 인식한다. 이걸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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