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포르노vs현실 직시…선정성 두고 갑론을박 [엑's 초점]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반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선정성 논란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3일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은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과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담아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총 8화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JMS, 신의 신부들(정명석)',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박순자)',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김기순)', '만민의 신이 된 남자(이재록)' 등 믿음을 악용한 사이비 교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범죄 보도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에서 이미 공개된 이야기도 있지만, 집요한 취재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을 통해 한층 완성도 있고 고발적인 다큐멘터리가 완성됐다. 



성 착취, 아동학대, 폭력 등 어림짐작했던 규모보다 더 악질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이 드러나면서 공개 3일 만에 다큐멘터리 장르로는 최초로 넷플릭스 한국 TV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1~3화에 등장하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사건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검찰총장까지 나서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등 여러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위 사건의 대표 진술자인 홍콩 출신 메이플 씨는 현지에서도 이슈를 모아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다양한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며 심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한 영상 속 실제 피해 음성 파일 공개, 모자이크 없는 나체·사체 사진 공개, 사건의 과도한 재연 등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일지라도 과도한 수위의 영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적나라한 공개는 2차 가해에 가까우며, 애니메이션 등 적나라하지 않고 한층 완화된 방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다는 것. 필터링되지 않은 사진이 포르노그라피 적 시선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사실을 밝히고, 한 명이라도 피해자가 안나오게 하고 싶다"고 말한 메이플의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처럼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것임을 알고서도 용기를 낸 피해자의 의도를 고려해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충격요법을 통해 일반 시청자들은 물론 해당 종교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선정성 문제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조성현 PD는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실제 수위의 10분의 1밖에 다루지 못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왜 그런 이야기를 담지 않았냐'고 아쉬워할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제작진의 의도야 십분 이해하고 작품을 보는 불편함이 피해자의 아픔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경고 안내라도 확실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의 첫 도입에는 해당 부분에 대한 경고 사항이 고지되지만 너무 작은 글씨에 짧게 지나간다. 강조의 표시도 없고, 문장이 길어 그냥 지나치기에도 쉽다. 

제작진의 2년 넘는 땀과 노력, 피해자들이 수십 년간 앓아왔을 상처가 드디어 수면 위로 올랐는데, 선정성 논란에 가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는 신이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