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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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광고 스타'에서 승부사로 다시 태어나다

기사입력 2011.05.18 15:4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는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의 독주와 라파엘 나달(25, 스페인, 세계랭킹 1위)의 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여전히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1, 덴마크, 세계랭킹 1위)와 킴 클리스터스(27, 벨기에, 세계랭킹 2위)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안 뷰티' 마리아 샤라포바(24, 러시아, 세계랭킹 8위)의 부활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랭킹 1위였던 마리아 샤라포바는 지난 15일 막을 내린 인터내셔널 BNL 이탈리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사만사 스토서(27, 호주, 세계랭킹 7위)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14개월 만에 WTA 투어 정상에 등극한 샤라포바는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17세에 윔블던 정복한 '천재', 뛰어난 스타성에 실력 묻혀

2003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오픈에서 처음으로 WTA 투어 정상에 등극한 샤라포바는 이듬해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테니스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만 17세의 샤라포바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 출중한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었다.

2006년 US오픈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쥐스틴 에넹(벨기에)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190cm에 가까운 신장에서 터져 나오는 위력적인 포핸드와 백핸드, 여기에 빠른 스피드마저 갖추고 있었지만 기복이 심한 점이 문제점으로 노출됐다.

또한, 냉철한 승부사였던 에넹과 비교해 경기 운영 능력에서 약점이 노출했다. 여자 테니스계의 두 기둥인 윌리엄스 자매와의 경쟁도 샤라포바가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였다. 2007년과 2008년 호주오픈 정상에 등극하며 꾸준하게 세계 정상의 자리를 고수했지만 뜻하지 않은 어깨 부상으로 추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7월, 치명적인 어깨부상을 당한 샤라포바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샤라포바는 이 수술 이후, 참가한 프랑스 오픈에서 4강에 진출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 대회를 끝으로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고 세계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샤라포바의 주가는 추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여자 테니스 선수들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광고와 화보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샤라포바는 부진에 빠졌던 2009년과 2010년에도 여성 스포초 선수 수입 1위에 오르며 천문학적인 수입을 챙겼다.

또한, 2010년 1월에는 역대 여자 스포츠 선수로서는 최고액인 7,000만 달러(약 786억 원)의 스폰서 계약을 스포츠 전문 용품 업체인 나이키와 체결했다.

캐롤라인 워즈니아키 등 현역 최고 랭커들 모두 제압

샤라포바의 이번 인터내셔널 이탈리아 오픈의 우승과정은 쉽지 않았다. 8강전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렌카(22, 벨라루스, 세계랭킹 4위)의 벽을 넘어야했다. 아자렌카는 지난 4월 초에 열린 소니에릭슨 오픈 결승전에서 만나 패했던 상대였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샤라포바는 설욕에 성공했다.

준결승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대는 워즈니아키였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이자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워즈니아키를 상대로 샤라포바는 전성기 못지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가장 큰 관문을 넘어섰고 결승전에서 스토서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샤라포바는 자신의 몸 상태와 심리적인 면이 전성기 때와 비슷하게 올라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통적으로 클레이코트보다는 하드코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샤라포바는 생애 처음으로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정상에 도전한다.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부상문제와 심리적인 불안감을 극복하고 세계랭킹 8위까지 올라왔다. 한 때, 100위권 밖까지 추락했던 샤라포바는 테니스 선수가 아닌 '광고 스타'로 이미지가 굳혀져갔다.

그러나 뛰어난 스타성을 떠나서 샤라포바는 재능이 넘치는 테니스 선수였다. 이번 이탈리아 오픈 우승은 상승세에 있는 샤라포바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샤라포바는 우승 소감에서 "이탈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한 점은 많은 점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경기력이 뛰어난 스토서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세계랭킹 10위 안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최고의 수입을 올렸다. 이러한 사실은 테니스 선수로서의 샤라포바에겐 명예롭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부활을 알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 = 마리아 샤라포바 (C) 인터내셔널 BNL 이탈리아 오픈 공식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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