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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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배려 없는 조재성, 사과문부터 검찰 조사까지 자신이 먼저였다

기사입력 2023.01.05 09:30 / 기사수정 2023.01.05 15:32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병역 비리에 연루돼 배구계에 충격을 안겨준 OK금융그룹의 조재성이 또 한 번 소속팀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사과문 발표부터 검찰 조사까지 팀이 아닌 자신을 먼저 챙기는 모양새다.

OK금융그룹 배구단은 4일 저녁 "조재성이 금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서 병역 비리 연루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당초 5일 오후 2시에 출석 예정이었지만 조재성의 변호사가 검찰과 협의 후 출석 날짜를 변경해 금일 조사가 이뤄졌다. 구단은 조사 종료 후에야 조재성의 변호사로부터 이 내용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조재성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병역 비리에 연루된 사실을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 조재성은 당초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호소해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병역 브로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의 병역 비리 연루 사실을 인지한 즉시 선수를 선수단에서 배제했다. 검찰 조사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제는 조재성의 이후 대처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달 28일 현대캐피탈전 전술 운영을 급히 수정하는 변수 속에서도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두는 투혼을 발휘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이런 상황일수록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사령탑의 기대대로 OK금융그룹은 베테랑 부용찬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2위팀 현대캐피탈을 잡고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화제가 된 건 OK금융그룹 선수들의 투혼이 아니라 조재성의 병역 비리 혐의 인정이었다. 조재성은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 종료와 동시에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용서받지 못할 너무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는 병역비리 가담자"라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문제는 조재성의 사과문 발표 시점이었다. OK금융그룹 프런트는 조재성으로부터 사과문과 관련된 별도의 언질을 받지 못한 듯 현장 취재진의 문의가 있고 나서야 뒤늦게 내용을 확인했다. 



이후 미디어의 모든 초점은 OK금융그룹의 투혼의 승리가 아닌 조재성의 병역 비리 혐의 인정으로 쏠렸다. 조재성이 소속팀을 조금만 더 배려했다면 현대캐피탈전 이튿날 오전 혹은 오후에 사과문을 발표할 수도 있었다.

검찰 출석도 마찬가지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 측 변호인으로부터 전달받은 날짜와 시간을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언론사에 알렸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5일 인천에서 대한항공과 경기를 준비 중인 가운데 조재성의 변호인에게 검찰 조사를 마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현장 취재진과 언론사에 해당 사실을 알리느라 진땀을 뺐다.

정황상 조재성 측이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여론에 부담을 느껴 검찰 출석 일자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선택이 미칠 파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소속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개석상에서 사죄할 기회를 조재성 스스로 놓친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팬들이 원했던 건 "배구팬들과 동료 선수들에게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조재성의 목소리뿐이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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