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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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전, 긍정적인 힘을 믿자

기사입력 2005.03.29 22:26 / 기사수정 2005.03.29 22:26

이상규 기자
네덜란드 출신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오는 30일 저녁 8시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 축구에게 중요한 고비의 분수령이 되는 경기를 치른다. 바로 우즈베키스탄과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세번째 경기를 치르게 된다. 1승1패로 조2위를 기록중인 한국은, 지난 26일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0:2로 패하여, 큰 충격에 빠진 상태다.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은, 3전 2승1패로 한국의 우세.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일본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여,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에 탄력을 받았다.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졸전을 펼친 이번 우즈베키스탄전 에서는,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전화위복의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주전 구성, 어떻게 될까?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 에서는, 한국이 2:0으로 승리한 2월 9일 쿠웨이트전에서 주전으로 기용된 선수들을 그대로 주전 투입 시켰다. 하지만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주전 구성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 김남일과 박재홍이 그동안의 경고누적(월드컵 지역예선 경고 포함)으로 우즈베키스탄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백업 선수지만, 박규선은 감기 몸살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세 선수는 소속팀으로 복귀한 상태다. 그대신, 지난해 가을에 FIFA(국제축구연맹)로 부터 4경기 출전 정지(월드컵 경기들)를 받았던 차두리가 징계에서 풀렸다.

지난해 아시안컵과 독일과의 A매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차두리의 복귀는, 한국 전력에 높은 활기를 불어넣을 것임에 틀림없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팀 선수 3~4명을 충분히 제칠 수 있는 위협적이고 빠른 돌파력과 안정적인 드리블은 차두리의 강점이다. 강력한 몸싸움과 저돌적이고 부지런한 움직임이 좋고, 골 결정력은 3년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비해 향상 되었다.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차두리가 있었다면, 이천수가 고전했던 오른쪽 측면은 쉽게 허물었을지도 모른다.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줄기차게 구사하던 3-4-3 대형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대로 활용한다. 차두리의 합류로 3톱부터 주전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슬럼프로 부진한 이천수 대신에 차두리가 주전 오른쪽 윙 포워드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 가세하면서, 왼쪽 윙 포워드와 최전방 공격수를 맡는 설기현과 이동국의 경기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과 차두리가 서로 우즈베키스탄 좌우 측면을 허무는데 주력하고, 이동국은 차두리 등과 같은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중앙 공격을 펼치게 된다.

팀 전력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원에는 김남일 공백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앵커맨 박지성이 공격 지향적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원에서 공격적인 앵커맨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수비 지향적인 홀딩맨이 필요하다. K리그 정상급 홀딩맨 김상식 또는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의 포진이 가능하다. 특히 28일 자체 연습 경기에서 유상철이 박지성과 함께 더블 보란치를 형성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유상철-박지성'의 새로운 조합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로서 부진한 유상철이 기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곳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중원에서 '팔방미인' 같이 활발하고 투지 넘치게 움직이면서 팀 전력을 높이는 역할을 도맡는 유상철의 중원 포진은,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하는데 긍정적인 요소를 작용할 것이다. 몸싸움에 강하고, 상대팀 중앙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할 수 있어, 박지성이 수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중앙에서 마음껏 수준 높은 공격을 발휘할 것이다.

좌우 윙백에는, 3경기 연속 '좌 동진 우 영표' 라인이 가동된다.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김동진이 부진했지만, 박규선이 감기 몸살로 빠졌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대로 기용될 예정이다. 만약 김동진이 부진할 경우, 소속팀 수원에서 좌우 윙백을 두루 소화한 경험이 있는 김두현이 김동진을 대신하여 후반전에 교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약점으로 꼽히는 3백 라인에는, 그동안 왼쪽을 지킨 박재홍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않는다. 28일 연습 경기에서는 유경렬, 박동혁, 김진규가 3백 라인을 형성했다. 이들이 주전팀에 포함 되었고, 연습 경기의 주전팀이 당일 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한 것을 미루어 볼때, '박동혁-유경렬-김진규'의 3백 라인 형성 가능성이 높다. 박동혁은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시절에 3백 라인의 왼쪽을 맡은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유경렬의 활약이 중요하다. A매치 출전 경험이 많지 않지만, 동료 선수들을 리딩하면서 수비 라인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데 능하다. K리그에서 증명 되었듯이 대인방어에 강한 특성이 있다. 20세의 김진규는 젊은 패기와 특유의 강한 근성을 앞세워, 상대팀 공격을 열심히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주전 골키퍼에는 변함없이 이운재가 투입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전 졸전 책임을 승리로 갚아라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 졸전으로, 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 되었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부진했던 박재홍의 싸이월드 홈페이지는 온갖 욕설로 가득찬 끝에 결국 폐쇄 되었고, 동반 부진했던 김동진은 싸이월드 홈페이지 기능을 닫았다. 이미 몇몇 선수들은 축구 사이트에서 질타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본프레레 감독 경질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이 귀국시 인터뷰에서 정신력을 언급한 부분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얼마 안남았지만, 한국 국가대표팀과 관련된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그만큼 사우디 아라비아전 졸전이 아쉬웠지만, 홈에서 경기하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불타는 투쟁심을 과감하게 과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전 졸전 책임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로 갚고,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확인 시켜야 한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해야, 국민들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지난 쿠웨이트전 처럼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한다면, 어수선한 분위기 및 악화된 여론은 얼마든지 누그러질 수 있다.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과 선수 기용 등은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 비판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전에 집중할 때다. 적어도 우즈베키스탄전 이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국은 두 명의 주전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우즈베키스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즈베키스탄 공격의 핵인 공격수 막심 샤츠키흐가 부상으로 빠졌다. 수비수 니콜라이 시르쇼프와 바흐티요르 아슈르마토프는 각각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은 경기 하루전인 29일 오전 9시에 인천 공항에 입국했다. 그러나 현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시차가 4시간 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조건이 제대로 충족될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에서 현지 적응하는 기회도 많지 않다.

오히려 홈에서 경기하는 한국에게 유리한 이점을 안겨줄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입국하기 하루전인 28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 재소집 되어, 30일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긋지긋했던 '상암 징크스'는 몇달전에 벗어난 상태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지난 쿠웨이트전에 이어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해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4일 이집트전에서 무기력하게 0:1로 패할때, 쿠웨이트전에서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여론에 가득찼다. 본프레레 경질론을 비롯하여 전술 등에 대한 비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쿠웨이트전에서는 좋은 경기 내용으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을 국민들 앞에서 보여 주었다. 쿠웨이트전이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였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이번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졸전을 펼친뒤에 우즈베키스탄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이집트전과 쿠웨이트전에 대한 전례를 적용하면, 우즈베키스탄전 경기 내용 및 결과가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보인다. 쿠웨이트가 추운 날씨 속에서 고생했다면, 우즈베키스탄은 늦은 귀국으로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홈팀은 우즈베키스탄이 아닌, 붉은악마의 성원에 힘을 얻는 한국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믿어봐야 할 때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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