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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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만 위엄' MCU는 어디로…흔들리는 '마블민국' [엑's 초점]

기사입력 2022.11.29 12: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마블민국'의 위용이 최근 주춤하다. '어벤져스:인티니티 워'(2018), '어벤져스:엔드게임'(2019) 등 '쌍천만' 신화를 이뤄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위기다. 

MCU는 영화들을 각각의 '페이즈'로 나눠서 줄거리를 크게 구분지으며, 이런 페이즈들을 모아 '사가'라는 하나의 막(幕)으로 정리한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프랜차이즈 시작을 알린 MCU는 '인크레더블 헐크'가 99만,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가 51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페이즈 1의 마지막을 장식한 '어벤져스'가 707만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흥행 불패 신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어벤져스' 이후로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131만)를 제외하면 모든 작품들이 흥행 대성공을 거두며 '마블민국'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특히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시작으로 2018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이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끝으로 페이즈3와 '인피니티 사가'를 마무리지은 마블 스튜디오는 당초 2020년 개봉 예정이었던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페이즈 4와 '멀티버스 사가'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을 대폭 수정, 디즈니+로 공개된 '완다비전'을 페이즈 4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선택했다.



이어진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 시즌1 등 조역으로 활약했던 캐릭터들에 서사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특히 '로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멀티버스를 다룰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디즈니+라는 OTT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다소 걸림돌이었다. 

페이즈 4 첫 영화였던 '블랙 위도우'의 경우 이미 MCU 퇴장이 확정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이야기를 너무 늦게 푼 게 아니냐는 반응이었지만, 296만 관객을 모으며 이름값을 하는 데엔 성공했다.

반면 바로 이어서 개봉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샹치(시무 리우) 자체의 인지도가 낮았던 데다가, 빌런인 웬우(양조위)의 매력이 샹치를 능가했다는 평까지 나오며 174만 관객에 그쳤다.



그렇지만 부잣집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던가. 유일하게 이전 시리즈들과 접점이 없던 '이터널스'의 경우 마동석의 출연 덕에 305만 관객을 모았다.

또 페이즈 4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경우 개봉 전부터 이른바 '삼스파'의 출연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고, 755만 관객을 돌파하며 2021년 국내 개봉작 중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솟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페이즈 4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88만을 모았으나, MCU에 피로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한 것. 특히나 '완다비전'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것이 개봉 전부터 알려지면서 팬들을 멀어지게 했다. 

이어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전작인 '토르: 라그나로크'가 488만 관객을 모았던 점, 1세대 주역들이 대부분 퇴장한 것과는 달리 크리스 헴스워스가 그대로 복귀한 점 등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았던 상황. 하지만 271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쳐 아쉬움을 안겼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또한 약 540만 관객을 모았던 전작과 대조적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주역인 故 채드윅 보스만의 이탈이 결정적이긴 했으나,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약 2시간 41분)도 진입장벽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여기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미즈 마블'과 '변호사 쉬헐크' 또한 그리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외면받고 있다.



이처럼 '마블민국'의 위용이 다소 흔들리는 가장 큰 문제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퇴장 이후 매력적인 캐릭터를 발굴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각 주역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캐릭터들 중 케이트 비숍(헤일리 스테인펠드)과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정도를 제외하면 큰 인기를 끄는 인물이 없다.

2대 캡틴 아메리카로 올라선 팔콘(앤서니 맥키)은 본인 주역의 드라마 외에는 출연이 없고, 헐크(마크 러팔로)의 뒤를 잇는 제니퍼 월터스(타티아나 마슬라니)는 기존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새로이 등장한 샹치, 미즈 마블 또한 자신들만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 특유의 '주입식 PC(정치적 올바름)'도 발목을 잡는다.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흑인 동성애 캐릭터인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2대 아이언맨인 흑인 여성 캐릭터 아이언하트/리리 윌리엄스(도미니크 손) 등이 그렇다.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도 원작과는 인종이 달라진 경우에 속한다.



물론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재 할리우드의 흐름에 맞게 이런 캐릭터들을 배치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굳이 그 캐릭터들이 아니더라도 극의 큰 줄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도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나마 슈리의 경우 트찰라 역의 故 채드윅 보스먼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만큼 그의 뒤를 잇는 게 자연스럽지만, 아이언하트의 경우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그리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토니 스타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기존 히어로들의 아이덴티티를 이어받는 서사가 탄탄했던 옐레나 벨로바와 케이트 비숍과는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아직 '문나이트' 등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도 존재하는 만큼, 향후 MCU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나아갈 것인지에 따라 향후 MCU, 또는 히어로 영화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소니 픽처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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