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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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보다 더 힘들었다" 박종훈이 말하는 강화도에서의 1년

기사입력 2022.07.20 01:36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언더핸드 박종훈은 2021년 6월 8일을 잊지 못한다. 야구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길고 지루한 재활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박종훈이 다시 홈 구장인 랜더스필드 마운드를 밟기까지는 정확히 13개월 11일이 걸렸다. 박종훈 스스로 하루하루 날짜를 새고 있었고 지난 19일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 호투 후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박종훈은 "지금 당장이라도 1군에서 던지라고 하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괜찮다. 수술 후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에 무리했던 게 어깨가 탈이 났었다"며 "지금은 전혀 아프지 않다. (김원형) 감독님께서 제 성격을 아니까 무조건 천천히 제대로 몸을 만들고 오라고 하셨는데 이제 정말 다 괜찮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오래 쉰 게 처음이라 너무 답답했다. 수술을 받고 이튿날 공을 던져보려는 시도까지 했다"며 "특히 강화에서 지낸 시간은 군대에 있을 때보다 더 힘들고 지루했다"고 돌아봤다.

박종훈이 언급한 강화는 SSG의 2군 훈련장 퓨처스필드를 말한다. 퓨처스필드는 박종훈이 프로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2015년 개장했기 때문에 강화에서 긴 시간 머물 일이 없었다. 

하지만 수술 후 강화도에서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다. 아내의 배려 속에 출퇴근이 아닌 숙소 생활을 하면서 재활에만 몰두할 수 있었지만 퓨처스필드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박종훈은 "조만간 강화 숙소에 모든 짐을 한 번에 싹 빼고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으려 한다"며 "강화의 훈련 여건과 시설은 모든 게 완벽하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정말 재미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종훈이 특히 경계했던 건 2군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강화 생활에 젖어들 것 같은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을 다 잡았다. 후배들에게도 강화에서 빨리 멀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악물고 야구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가족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박종훈은 "아내에게 항상 고맙다.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야구를 할 수도 없었을 거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하고 있는데 정말 진심이다"라며 "첫째는 아빠가 야구선수인 걸 확실히 알고 둘째는 이제 슬슬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가족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모든 게 고맙다"고 사랑꾼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제 박종훈의 목표는 후반기 1군 복귀 이후 SSG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는 것뿐이다. 오는 26일 퓨처스리그에서 80구를 던진 뒤 1군 복귀 시점이 결정될 예정이다. 

박종훈은 1군 투수진이 워낙 탄탄해 자신의 자리가 없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김원형 SSG 감독은 이미 후반기 선발 한 자리를 박종훈에게 맡길 구상을 마쳤다.

김 감독은 "박종훈은 다음주 한 번 더 퓨처스리그에서 던지고 이상이 없으면 바로 1군에 부르려고 한다"며 "오늘은 힘이 조금 들어갈 때가 있었는데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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