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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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구걸부터 흙니폼까지, 잠실 수놓은 퓨처스 신스틸러 [퓨처스 올스타]

기사입력 2022.07.15 20:39 / 기사수정 2022.07.15 20:39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저기.. 사인 좀...”

퓨처스리그 선수들의 사인회가 한창인 무렵,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은 ‘팬’ 한 명이 수줍게 다가와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반팬이라고 하기엔 덩치가 너무 컸다. 선수라고 해도 믿을만한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였다. 다시 살펴보니 선수가 맞았다. NC 다이노스의 62번 투수 하준수였다. 

이날 팬 사인회에 참가할 예정이 아니었던 하준수는 사인회가 시작되자 그라운드에 나와 사인회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그리고 한 사인 부스 앞에 다가서더니 해당 선수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처음은 같은 팀 동료 김한별이었다. 하지만 곧 옆에 있던 김선우(KIA) 쪽으로 다가가 사인을 받기 시작하더니, 2부 사인회에서도 거침없이 타 팀 선수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받았다. 

사인 뭉치를 들고 흐뭇하게 돌아온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팀을 향한 애정이 담긴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 남부 올스타에 속한 그는 같은 팀 선수들의 기를 살리고자 사인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의 사인 뭉치엔 북부팀 선수들의 사인도 있었다. 북부팀 선수들에겐 ‘우승은 남부’라는 독특한 요청을 하며 훼방(?)을 놓았다고.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에피소드였다. 



경기 중에도 신스틸러가 있었다. 다만 예능은 없었다. 올스타전을 기회로 자신의 기량을 팬들 앞에서 보여줘야 하는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하는 것이 신스틸러가 되기 위한 조건이었다. 이 점에선 KT 위즈 내야수 양승혁이 ‘흙니폼’으로 신스틸러가 됐다. 이날 양승혁은 3안타 맹타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력을 살리는 허슬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승혁은 출루할 때마다 거침없는 주루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1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양승혁은 상대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거침없이 진루했다. 비록 상대 포수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을 당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은 그의 유니폼은 1회부터 흙으로 더러워졌다. 

이후 2회 적시타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린 양승혁은 5회엔 빠른 발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도루로 상대 실책을 유도해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나승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땐 전력질주로 홈으로 들어오며 팀의 세 번째 점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7회엔 번트와 빠른 발로 번트안타까지 만들어내기도 했다. 실력으로 잠실의 신스틸러가 된 양승혁이었다. 



한편, 모처럼 팬들 앞에 선 군인 선수들도 이날 신스틸러들이었다. 나승엽과 김형준, 김기훈, 최준우 등 상무 선수들은 이날 많은 팬 앞에서 화끈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선발 김기훈은 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나승엽은 3안타 1타점, 김형준도 1안타 1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기훈과 김형준은 전역을 두 달 남겨둔 선수들로, 후반기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기대케 했다. 

사진=잠실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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