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8:22
스포츠

수원에 돌아온 '61번', 유한준이 되고 싶은 '차세대 애니콜'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5.19 11:0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지난 17일, KT 위즈 1군에 등번호 ‘61번’이 돌아왔다. 물론 은퇴식까지 치른 유한준은 아니다. 2022시즌 등번호 61번의 새 주인공이자, 2년차 신인 투수 지명성이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되면서 KT 라커룸에 오랜만에 ‘61번’ 유니폼이 걸리게 됐다. 

KT 전설로 남은 유한준의 61번이 어떻게 포지션도 다른 2년차 투수에게 돌아갔을까. 그 뒤에는 지명성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야구도 잘하면서 성실하기까지 한 유한준의 모든 것을 닮고자 지명성이 시즌 종료 후 유한준에게 부탁해 61번을 물려받게 됐다고. 의미도 많고 부담도 많은 61번을 달게 된 지명성의 마음가짐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다. 유한준이 쌓아 온 61번의 의미에 누가 되지 않도록 누구보다도 더 성실하게 야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데뷔 시즌을 치른 지명성은 시즌 막판 3경기에 나와 4이닝 무실점에 데뷔 첫 승까지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시즌엔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하며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곧 시련이 닥쳤다. 시범경기 도중 코로나19에 걸리며 이탈한 지명성은 복귀 후에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찌웠던 살도 빠지고 구속도 줄어 들어 힘들었다는 그는 현재도 캠프 당시 가장 좋았던 몸 상태보다 80%까지밖에 끌어 올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지명성은 100%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도 2군에서 꾸준히 제 역할을 해냈다. 2군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지명성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73(33이닝 10자책)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내가 올라올 때마다 수비가 잘해줬고 타선도 득점을 많이 뽑아준 덕이다”라며 동료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지만, 투수의 호투가 뒷받침돼야 나오는 성적인 만큼 지명성의 공도 시간을 거듭할수록 성장을 거듭했다.


그렇게 지명성은 17일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다시 밟았다. 필승조 부족에 골머리를 앓던 KT는 2군에서 새 얼굴을 올려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했고, 그 결과 지명성이 낙점돼 콜업됐다. 다만 지명성은 2군서 익숙했던 선발이 아닌 1군에선 불펜으로 뛰어야 한다. 하지만 그에겐 오히려 반가웠다. 자신이 꿈꿨던 ‘KT 애니콜’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명성의 꿈은 KT의 ‘애니콜’이 되는 것이다. 애니콜은 언제 어떤 상황이든 부르면 올라가는 투수라는 뜻으로, 캠프 때부터 그는 “주자가 있거나 위기 상황일 때 올라와 배짱 있게 승부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해왔다. 사실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서 1군에 올라와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는 그는 주변의 독려와 ‘애니콜’이 되겠다는 의지를 수 차례 다지며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그는 “불펜 투수는 꼭 컨디션이 좋을 때만 나가는 게 아니다. 내 컨디션이 어떻든 부르면 나가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애니콜이다.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그 안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내 일이다”라면서 “지금 나는 아직 어리다. 일단은 마운드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결과가 안 좋거나 부족한 게 있으면 다시 내려가서 준비 잘하면 된다”라며 부담을 지우는 마인드 컨트롤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1군의 시간도 그에겐 소중하다. 지명성은 1군 베테랑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도 함께 보였다. 그는 “형들을 보면 경험의 차이가 확 느껴진다. 야구 실력도 차이가 크지만, 준비 과정에서 나오는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1군에서 (주권이 형과 (소)형준이 형, (고)영표 형, (배)제성이 형 등 많은 선배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많이 배우고 더 성장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1군 40이닝이다. 지난해 4이닝을 소화했으니, 올해는 그 열 배에 달하는 40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가 기록보다 더 강조한 것이 있었다. 바로 ‘성실성’과 ‘꾸준함’이다. 지명성은 “유한준 코치님이 성실함의 대명사지 않았나. 나도 그 모습을 본받고 싶어서 61번을 달았다. 팬분들이 61번에 좋은 기억을 갖고 계신 만큼, 나도 유 코치님처럼 성실한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수원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DB, KT위즈 홈페이지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