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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월드스타' 故 강수연, 임권택→설경구·문소리 추도 속 영면 [종합]

기사입력 2022.05.11 11: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배우 故 강수연의 영결식이 거행된 가운데, 영화인들이 추도사로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회를 맡은 유지태는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수연 선배님을 떠나보내는 자리에 가족분들과 영화계 선후배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일동 묵념이 진행된 후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필두로 추도사가 이어졌다. 김동호 이사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 배우 강수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믿기지 않고 믿을 수 없는 황당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떠나 보내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 당시만 해도 건강해 보였는데 우리 곁을 떠나가느냐. 우리가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느냐"고 비통해했다.

이어 "스물 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 스타라는 왕관을 쓰고도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다. 억세고 지혜롭고 강한 가장이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부모님과 큰 오빠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또 강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사랑하며 살아왔다"고 고인을 기렸으며, "영화 '정이'를 통해 새롭게 도약할 강수연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했는데, 유작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당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과 오랜 기간 작품을 함께해온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고 인사를 전한 뒤 눈물을 훔쳤다.

후배들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배우 설경구는 "한 달 전에 오랜만에 통화하며 ‘촬영이 끝나면 바로 보자’, ‘할 얘기가 너무 많으니 빨리 보자’고 했는데… 곧 있으면 봐야 하는 날인데 지금 선배님의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제는 볼 수 없으니 너무 서럽고 비통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끔찍한 장면일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1998년 영화 '송어' 현장을 회상하며 "영화 경험이 거의 없던 나를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가르치며 이끌어주셨다. 모두를 챙겨주시던 선배님이셨다”면서 “저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들을 너무 좋아했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신,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셨다. 거인 같은 대장부셨다"고 말했다. 그는 "사라지지 않는 별이 되어서 우리를 비춰주실 거라 생각한다. 언제든, 어느 때든 찾아와 주시기 바란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내주신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배우 문소리는 "언니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은 그날 나는 친구 집에 있었다. 소식을 듣고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그냥 앉아 있었다"며 "친구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LP를 들고나와 한참을 들었다. 카랑카랑하고 당돌한 언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울고 웃으며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연상호 감독은 "몇년 전쯤 한 영화를 기획했다. 한국에선 아직 잘 시도되지 않는 SF 장르였고, 새로운 시도여서 두려움도 컸다. 도대체 어떤 배우와 이 시도를 해야할까 했다. 그 때 머리속에 떠오른 배우가 강수연 선배님"이라며 "한국영화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배우 강수연과 함께 해야했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았다. 용기를 내서 강수연 선배님께 시나리오를 보내드리고 선배님이 '그래 한 번 해보자' 하셨을 때 저는 뛸듯이 기뻤다. 마치 저에게 든든한 빽이 생긴 것 같았다. 당시에도 강수연이란 거대한 배우가 제가 이렇게 각별한 사이가 될 줄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선배님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제가 선배님의 든든한 빽이 되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영화인들도 고인에 대한 추도사를 전해왔다. 제니퍼 자오 대만영상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신은 영화계에서 영예가 빛났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영화인들에 모범이 돼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에게 보여주셨던 우정과 다정함을 통해 당신을 존경했고 그리워하고 있다. 다른 세상에서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이밍량 감독은 영상 내내 말을 잇지 못했으며, 배우 양귀매는 "생명이란 것이 참 허무하다.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최고의 영화예술가이며 가장 친절하고 따뜻한 친구였다"며 "산을 따라 아름다운 곳으로 가길 기원하겠다, 당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눈부신 여신"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전날인 7일 오후 3시경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봉준호 감독을 시작으로 임권택 감독, 연상호 감독, 윤제균 감독, 강우석 감독, 임순례 감독, 민규동 감독, 김의석 감독, 양익준 감독, 배우 김혜수, 이미연, 김윤진, 유해진, 이병헌, 고수, 박해일, 예지원, 엄지원, 정유미, 김민종, 심은경, 류경수 등 영화인들이 차례로 빈소를 방문, 고인을 기렸다. 이 뿐 아니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인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 김부겸 국무총리도 빈소를 방문했다.

한편, 故 강수연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경기도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사진=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영진위 공식 유튜브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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