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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 영입, 빅클럽의 길로 들어선 첼시 [로만의 20년③]

기사입력 2022.03.04 18:00

한유철 기자

(엑스포츠뉴스 한유철 인턴기자) 모든 클럽은 '빅클럽'이 되기를 원한다. 물론 원한다고 모두 '빅클럽'이 될 수는 없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하기 전, 첼시는 나름 리그에서 경쟁력을 구축한 중상위권 팀이었다.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지안프랑코 졸라, 마르셀 드사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들이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러나 '빅클럽'이라고 지칭하기엔 어려웠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 

아브라모비치는 첼시를 빅클럽으로 만들길 원했다. 소위 '월드 클래스'가 가고 싶어하는 팀, 모든 대회 우승권으로 거론되는 경쟁력이 있는 팀이 되길 원했다.

시작은 클라우드 마케렐레였다. 2003/04시즌 2,000만 유로(약 267억 원), 당시로선 적지 않은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첼시에 입성한 마케렐레는 이적 첫 해 첼시의 중원을 단단하게 책임졌다. 마케렐레는 중원의 사령관으로 활약하며 2003/04시즌 첼시의 최소실점(15실점)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2007/08시즌까지 매 시즌 첼시의 중원을 든든하게 책임진 마케렐레는 통산 217경기 2골 5어시스트라는 기록을 남긴 채 파리 생제르망으로 떠났다.

2004/05시즌 첼시는 최전방과 최후방에 지금도 첼시 팬들을 설레게 할 두 명의 전설을 영입했다. 바로 디디에 드록바와 페트르 체흐이다. 같은 시즌 히카르두 카르발류, 파울로 페레이라, 아르옌 로벤 등 굵직한 영입이 많았지만, 누가 뭐래도 드록바와 체흐는 지금의 첼시를 있게한 주인공이다.

드록바는 첼시 통산 381경기 164골 8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첼시 구단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반열에 올랐다. 강력한 피지컬과 뛰어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No.9의 정석으로 불린 드록바는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당시 첼시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37분 토마스 뮐러에게 선제골을 먹히며 0-1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어진 후반 43분 후안 마타가 올린 크로스를 드록바가 헤더로 결정지으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드록바의 활약에 힘입어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온 첼시는 승부차기 결과 4-3으로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아브라모비치 인수 후 처음으로 달성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드록바와 함께 첼시에 입성한 체흐는 2015/16시즌 아스널로 떠나기 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첼시의 No.1으로 활약했다. 2006/07시즌 레딩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때 스티브 헌트와 심하게 충돌한 이후,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체흐는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지만, 헤드기어를 쓴 채 복귀에 성공했다. 체흐는 첼시 통산 494경기 228클린시트를 기록했다.



2012/13시즌, 첼시는 프랑스에서 한 벨기에 청년을 영입한다. 그의 이름 표기는 'Hazard'. 영어로 직역하면 '위험'이라는 뜻이다. 에당 아자르의 등장은 첼시와 경쟁하는 모든 상대팀의 '위험'으로 작용했다.

첼시 이적 첫 해 아자르는 리그 34경기 9골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어시스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 21세 어린 소년의 등장은 드록바의 이탈에 눈물을 흘린 첼시 서포터들의 슬픔을 웃음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아자르는 통산 352경기 110골 92어시스트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긴 채, 2018/19시즌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에이스의 이적에 첼시 서포터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지만, 아자르의 이적을 비난하는 첼시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아자르의 앞날에 밝은 빛만 있기를 바랐다.

3,500만 유로(약 467억 원)의 이적료로 첼시에 입성한 아자르는 1억 1,500만 유로(약 1,537억 원)를 첼시에 안겨주며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다. 마무리까지 완벽한 '여정'의 마무리였다.



2016/17시즌, 첼시는 동화의 주인공을 한 명 영입하게 된다. 170cm가 안되는 작은 키에 귀여운 얼굴은 보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러나 지치지 않는 체력과 왕성한 활동량은 상대 선수의 치를 떨게 한다. 은골로 캉테는 이제 첼시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선수가 됐다.

2015/16시즌 아무도 예상치 못한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끈 캉테는 2016/17시즌 진한 푸른색의 첼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특성 상 캉테의 플레이는 많은 주목을 받기는 힘들다. 그러나 캉테는 카메라가 비추는 곳마다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토니오 콘테, 마우리치오 사리, 램파드, 토마스 투헬 등 각기 다른 성향의 스타일을 가진 네 명의 감독도 캉테는 베스트XI의 한 자리에 무조건 고정시켰다. 2020/21시즌엔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과 결승전에서 모두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며 첼시의 우승을 이끌었다.

언급된 선수들 이외에도 애슐리 콜, 안드리 셰브첸코, 페르난도 토레스, 미하엘 발락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이 모두 전성기의 나이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또, 프랭크 램파드와 존 테리 등 아브라모비치 인수 이전에 첼시로 이적한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려 첼시의 전설이 되기도 했다.

첼시로 이적한 모든 선수들이 성공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공'을 바라는 선수들이 첼시를 원하고 선택했다.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팀,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따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팀, 첼시는 이제 아브라모비치가 그토록 염원하던 빅클럽의 길로 들어섰다. 비록 아브라모비치는 떠났지만. 

사진=연합뉴스

한유철 기자 iyulje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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