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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도 신기록 썼던 여자 계주 최강, 다시 쓰는 드라마 [올림픽 쇼트트랙]

기사입력 2022.02.10 07:0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한국과 악연을 맺은 안톤 오노(39·미국)는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팀의 질주에 입을 쩍 벌렸다.

오노를 놀라게 한 팀은 여자 3,000m 계주에 출전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다. 당시 최민정(23·성남시청), 이유빈(20·연세대)과 심석희(25), 김예진(22)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준결승에서 깜짝 놀랄 만한 레이스를 펼쳤다. 24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이유빈이 넘어져 선두 그룹과 이미 반 바퀴 이상 차이가 났는데도 이를 뒤집고 당시 올림픽 신기록(4분06초387)까지 썼기 때문이다. 오노는 "한국이 쇼트트랙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올림픽에는 처음 나섰던 최민정의 활약이 극적인 승리를 만든 시발점이었다. 그는 이유빈이 넘어진 직후 바통을 넘겨받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초를 다투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선두 그룹과 거리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졌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고 간격을 좁혀 나갔다. 11바퀴 남은 시점에는 3위로 치고 올라갔고, 7바퀴 남았을 때에는 캐나다를 추월해 선두를 내 주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진 결승에서는 이유빈 대신 김아랑이 나섰고,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4년 뒤에도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에이스 최민정이 앞장섰고, 김아랑(26·고양시청)과 서휘민(19·고려대), 이유빈이 결승 진출을 함께 이끌었다. 3바퀴 남은 시점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2위 자리를 잠시 내 주기도 했지만,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할 위기에서 최민정이 역주하며 2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은 4분05초92를 기록해 2조 2위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13일 열리는 결승에서는 네덜란드, 중국, 캐나다와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부터 여자 3,0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이 역대 8번의 올림픽 계주에서 따낸 금메달은 총 6개(1994년·1998년·2002년·2006년·2014년·2018년). 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석희 등 기존 전력이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전력 약화 평가를 들어야 했지만, 준결승에서 보인 전력만큼은 4년 전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아울러 9일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처럼 개최국 중국의 이른바 '편파 판정' 논란이 없다면 한국의 금빛 도전도 희망적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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