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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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장윤희' 복귀가 의미하는 빛과 그림자

기사입력 2011.01.25 08:12 / 기사수정 2011.01.25 08: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특징은 '끈질긴 근성'과 '탄탄한 조직력'이었어요. 앞으로도 이러한 점이 꾸준하게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기본기입니다"

한국 여자배구의 전설 장윤희(41, GS칼텍스)가 마침내 코트에 복귀했다. 현재 2승 10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GS칼텍스는 시즌 도중,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 제시카를 퇴출시킨 GS칼텍스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인 산야 포포비치를 영입했다.

그리고 더욱 파격적인 결정은 장윤희 코치를 선수로 돌려세웠다는 점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4일, "장윤희 코치가 현역 선수로 복귀한다. 팀 전력의 보탬이 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도에 공식적으로 현역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장윤희(당시 LG정유, GS칼텍스의 전신)는 무려 9년 만에 다시 현역 선수로 복귀했다. 코트를 떠난 동안에도 장윤희는 계속 코트에 머물러 있었다. 용인시청과 수원시청, 그리고 부천시청에서 실업 선수로 활약해온 그는 마침내 친정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정확하게 170cm에 못 미치는 신장을 지녔지만 움직임이 빠르고 배구 센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강호였던 러시아와 브라질, 그리고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도 모두 두려워했던 선수가 장윤희였다.

작은 신장의 단점을 뛰어난 타점과 빠른 스윙으로 커버했던 그는 공수주에서 팀을 이끈 '당대의 선수'였다. 장윤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배구는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발걸음으로 하는 종목"이라고 힘주어 강조했었다.

이미 3개월 동안 선수들과 함께 코트에서 직접 훈련을 해온 장윤희는 코치가 아닌, 선수로 코트에 서게 됐다. 무려 9년 만에 코트에 복귀하는 장윤희는 "솔직히 몸 상태 등 모든 점에서 예전과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부담도 많이 되고 고민도 많이 했다.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까지 믿어주신 감독님께 무엇보다 감사드리고 싶다. 이제 코치가 아닌 맏언니로서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41세인 장윤희는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중, 최고령 선수가 됐다. 그동안 꾸준한 몸 관리로 현역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유지했지만 장기 레이스를 소화할 체력 문제는 장윤희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장윤희에 앞서 지난 2009-2010 시즌, '명품센터' 장소연(37)이 현역 코트에 복귀했다. 한국여자배구 역사상 최고의 센터 중 한명으로 평가받은 장소연은 국내 센터들의 문제점인 이동 속공을 구사하며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다.

장윤희와 장소연은 모두 한국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멤버들이었다. 이들 선수는 적지 않은 나이에 현역에 복귀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2의 장윤희와 장소연이 배출되지 않은 한국여자배구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문제점은 장윤희처럼 빠르고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노장이 복귀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장윤희와 장소연의 기량에 근접하는 선수들이 나오지 못하는 현실은 한국여자배구가 풀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사진 = 장윤희 (C) GS칼텍스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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