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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수' 고영민, 태양이 되려는 달

기사입력 2007.06.18 14:06 / 기사수정 2007.06.18 14:06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고영민(24.두산)은 저평가되어 입단한 선수다. 당시 고교최강 성남고의 5번타자, 주전 2루수로 활약했지만 2002년 2차 1순위 지명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심지어 당시 고교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던 1년 후배 박경수(23.LG)입단을 위한 '도로포장'쯤으로 폄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고영민은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주로 2번타자로 출장하며 18일 현재 .276 3홈런 23타점 14도루(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외야에까지 미치는 수비범위로 '우루수(우익수+2루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성장했다.

'최고 유격수' 박경수에 가려지다

최고와 호흡을 맞춰 본 기량에 대한 믿음이었을까. '유격수 최고 유망주'에 목 말랐던 베어스의 선택은 그 해 최고 유격수들의 짝꿍, 2루수를 지명하는데 그쳤다. 97년 휘문고 손지환(29.KIA, LG 1차지명)을 빼앗기고 2차지명에서 정원석(29. 2순위)를 지명한 것은 그 시작이었다.

98년에는 광주일고 이현곤(28.KIA, 해태 1차지명)대신 송원국(28.은퇴,1순위), 2000년에는 충암고 김주찬(26.롯데, 삼성 2차 1순위)대신 방승재(26.상무,2순위)를, 그리고 2002년 고영민의 지명이 모두 같은 경우였다.

고영민의 1순위 지명에 대해 '수비력은 분명 즉시 전력감이지만 2차 1순위 카드로는 조금 모자라지 않는가'라는 의견이 있었고 '영민이 형이 있는 프로팀에 입단하겠다'라는 박경수의 말과 맞물려 '박경수 맞이' 의혹을 더욱 부풀렸다. 

그러나 두산은 이듬해 LG에 1차지명 우선권을 내주고 박경수를 빼앗기며 '포스트 김민호(37.현 두산 코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애꿎은 고영민만 생채기 난 꼴이었다.

일취월장 고제트, 우루수 되다

고영민은 2005년 2군에서 .323 5홈런31타점 29도루의 호성적을 올리며 1군입성을 호시탐탐 노렸고 기존 주전 2루수 안경현(38)의 수비범위가 대폭 좁아진 틈을 타 지난 시즌 주전자리를 꿰찼다.

시즌 초반에는 찬스기회를 번번이 날리며 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경기가 계속 되면서 자신감을 회복, 안경현에게서 2루수 바통을 넘겨받았다. 특히 2루베이스부터 1루수 옆을 스치는 타구까지 처리해내는 넓은 수비범위로 '고제트'라는 별명을 얻었고 '두산의 미래'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또한 1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김광수(현 두산 수석코치,통산 도루 183개-역대 13위)은퇴 이후 자취를 감췄던 '발 빠른 베어스 2루수'의 역할도 해냈다. 그리고 올 시즌 고영민은 투,타 양면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7개의 2루타(3위)를 기록하며 장타력 면에서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보너스.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는 양준혁(38)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외야 지역에서 처리, 2루수 땅볼로 만들어 '2익수', '우루수'로 불리며 두산 내야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보다는 다음 시즌, 그리고 더

내년을 얘기하긴 너무 이른 시기이지만 고영민에게 다음 시즌은 너무도 중요하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수비면에서 고영민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이대수(26)의 나이가 상무 입대 제한 연령에 들어섰다. 작년 말 군입대를 심각하게 고려했던 이대수였던 만큼 내년 시즌 이대수가 두산에 계속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손시헌(27.상무)의 복귀도 2009' 시즌에야 가능하다. 2004년 1차지명자 김재호(22.상무)가 복귀하긴 하지만 김재호는 상무에서 주포지션인 유격수 보다는 2루수 자리에 더 자주 들어섰다. 커다란 전력 보강이 없는 한 고영민의 수비 부담은 다음 시즌 더욱 커진다.

베어스의 1세대 2루수로 꼽히는 김광수는 넓은 수비범위와 안정된 포구로 '내야의 핵'역할을 해냈고 '2루 수비의 교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교 시절 박경수의 빛에 가려졌던 '우루수' 고영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내야의 태양'으로 자리매김 할 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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