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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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멘에 왜 졌을까?

기사입력 2007.05.17 10:38 / 기사수정 2007.05.17 10:38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지난 2월 28  2008 베이징 올림픽 지역예선 첫 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 경기장. 한국에 1-0으로 패한 예멘의 살레 감독은 3개월 뒤 자신들의 홈인 사나에서 벌어질 한국과의 재대결을 묻는 질문에 한국의 고전을 이렇게 단언하며 자리를 떴다.

"한국은 사나의 고지대에서 매우 힘든 경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살레 감독의 장담은 지난 16일 우리 눈앞에서 현실이 됐다. 한국은 그의 예상대로 해발 2300m의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한채 예멘에 0:1로 덜미가 잡혔다.

정말, 올림픽 대표팀은 단순히 고지대 적응에 실패해 패했을까?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패배의 요인은 따로 있었다. 

최악의 여건에서 예멘전 강행

한국은 18명의 소규모 선수 편성으로 예멘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근호와 김창수 같은 몇몇 선수들은 지난 주말 K리그에 출전하여 체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데다 김진규와 오장은 마저 피로누적으로 결장했다. 예멘전 명단에 포함된 '최투지' 최철순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20시간 정도 되는 이동거리와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르는 압박감이 더해지면서 고지대 적응할 수 있는 시간마저 부족했다.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몸은 전체적으로 무거운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공이 계속 바운드 되어 힘겹게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심우연 카드' 결국 실패로 끝나

예멘전에서는 양동현이 아닌 195cm의 장신 공격수 심우연을 주전 원톱으로 활용했으나 그의 부진으로 재미를 못 봤다. 심우연은 예멘의 밀집 수비에 막혀 최전방에서 높은 키를 앞세워 '이근호-한동원-김승용'에게 공을 활발히 떨어뜨리지 못했다. 예멘 골문을 위협할 결정력에 약한 모습을 드러내 제대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철저히 봉쇄당했다.

한국은 예멘과 함께 11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유효슈팅에서 1:6으로 밀려 단 1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심우연이 높은 키를 앞세워 과감하게 포스트플레이를 해주었더라면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더 많이 살렸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후반 13분 교체투입 된 양동현이 후반 중반부터 빠른 문전 돌파로 침체한 한국의 페이스를 끌어올렸으나 결국 골을 넣지 못했다.

새로운 4백, 허점 드러나

한국의 4백은 본래 '최철순-김진규-강민수-김창수'로 구성 되었으나 예멘전에서는 '김창수-강민수-김태윤-박희철'로 새롭게 구축하면서 변화를 노렸었다. 하지만, 야슬람에게 번번이 공격을 허용 당하며 무너졌다. 특히 전반 40분 야슬람에게 골을 내주는 상황에서 김태윤의 위치가 너무 전진 배치되다 보니 예멘의 역습을 저지하려는 타이밍이 늦어지자 쉽게 골을 내줬다.

한국은 새로운 선수와 새로운 전술, 그리고 새로운 조합으로 예멘전에 나섰으나 조직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무릎을 꿇었다. 특히 4백은 김창수와 박희철의 위치를 서로 바꾸고 오른쪽 풀백 김태윤을 센터백으로 포진시키는 변화를 주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4백은 개인 기량보다는 조직력이 생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예멘전 조직력 미흡이 아쉽게 느껴졌다.

[사진=2월 28일 예멘 올림픽대표팀과의 경기 장면 ⓒ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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