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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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조승우·박신혜, 미스터리 여정 마무리…열연 빛났다

기사입력 2021.04.09 07:43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시지프스’가 8주간의 판타지 미스터리 여정을 마쳤다.

지난 8일 방영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시지프스: the myth’ 최종회에서 정해진 운명에 대항하는 한태술(조승우 분)은 이전 회차와는 다른 선택을 내렸다. 강서해(박신혜)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 믿어. 다 잘될 거야”라던 자신감은 곧 현실이 됐다. 성당 안에 있던 정체 모를 두 명의 저격수가 시그마를 사살했고, N번째 회귀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태술이 엿본 “이기는 미래”의 시작은 이제부터였다. 시그마를 죽인 저격수는 업로더를 타고 몇 시간 전의 과거로 돌아간 본인들이었다. 업로더가 있는 성당 지하로 잠입, 에디 김(태인호) 모르게 딱 한 번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코딩을 짠 후 업로드하려는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아시아마트 일동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과거로 돌아간 그들은 시그마에게 붙잡힌 태술과 서해를 구했다. 

이로써 시지프스 운명도 끝이 보이는 듯 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에디 김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오래도록 좋아했던 김서진(정혜인)의 마음을 얻지 못해 삐뚤어진 그는 업로더를 타고 돌아가 태술의 모든 것을 빼앗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서해에게 총을 쐈고, 시그마와 똑같이 태술에게 “여자야, 세상이야”라는 선택을 종용했다. 태술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결과가 동일해지자, 남은 방도는 하나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는 서해에게 “나 찾아와 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렇게 밀입국자들은 모두 사라졌고, 형 한태산(허준석)은 돌아왔으며,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태술과 서해의 운명도 바뀌었다. “우리 꼭 다시 만날 거야. 내가 찾으러 갈게”라던 서해의 눈물의 다짐대로, 서해가 또다시 태술을 찾아온 것. 이로써 ‘강한커플’은 다시 만나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시그마의 화가 예명 ‘서길복’이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그간의 일이 적힌 노트를 내려다보는 말미는 끝까지 미스터리를 꽉 잡았다. 이렇게 대장정을 끝낸 ‘시지프스’가 남긴 의미 있는 성과를 되짚어봤다.

▲ 판타지·액션·멜로·감동 꽉 눌러 담은 종합선물

‘시지프스’는 판타지, 액션, 멜로, 웃음, 감동을 꽉 눌러 담은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았다. 저마다의 후회를 안은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오는 설정은 판타지 미스터리 세계관을 구축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친 태술과 서해는 오가는 액션 속에 멜로 꽃을 피우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했고, ‘강한커플’의 환상의 티키타카는 광대 승천 유발하거나, 또 때로는 애틋한 서사로 마음을 촉촉히 적시며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한 요인이었다. 

▲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박신혜, 그리고 김병철 열연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 박신혜 그리고 김병철의 열연은 판타지 미스터리에 깊이감을 더했다. 조승우는 세상을 구할 천재공학자 ‘한태술’로 분해 그간의 연기 내공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상처와 후회 앞에 냉소적이었다가도, 어느 샌가 능청과 여유를 오가는 자유자재의 변주를 꾀한 것. ‘시지프스'를 통해 그가 얼마나 다채로운 연기를 완벽히 구사해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박신혜의 새로운 도전 역시 두 말이 필요 없었다. 한태술의 구원자 ‘강서해’로 변신한 박신혜는 용맹한 ‘전사’의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온갖 전술에 능한 강인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액션스쿨을 다니고 액션팀과 철저하게 합을 맞춘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핑크를 좋아하는 서해의 소녀미부터 방탄소년단 사진, 후르츠칵테일 통조림을 ‘득템’해 좋아하는 천진난만함, 한태술과의 애틋한 감정 연기까지 유려하게 표현해내며 인생캐를 탄생시켰다. 중반부 이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적 긴장감을 이끈 김병철은 ‘절대악’ 캐릭터의 신기원을 열었다. 무표정 속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소름 돋는 악의 기운은 강한 커플의 시지프스 운명을 더욱 지독하게 몰아붙이며 극을 장악했다. 

▲ 후회와 선택에 대하여

‘시지프스’는 후회와 선택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다. 영원히 커다란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의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태술과 서해의 시지프스의 굴레는 후회하는 사람들의 집념으로 인해 지속된 것이었다. 이를 통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과거 자신의 가정폭력이 짙은 후회로 남은 박사장(성동일)은 시그마를 제거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그가 없으면 이 시지프스 운명도 반복되지 않고, 그렇게 된다면 그리워하던 가족을 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태술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몇 번의 기회 앞에서 망설였다. 10월 31일, 마지막 선택 앞에서 몇 번이나 똑같이 서해를 선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시그마가 원하는 대로 업로더를 만들어 주면 태술과 서해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얻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차의 태술은 좀 더 오래 함께하기 위해 서해를 선택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렸다. 후회투성이인 과거를 바라보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쳇바퀴만 돌던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나’였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함께 고민하게 만든 유의미한 대목이기도 했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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