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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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셋업맨 딜레마'

기사입력 2007.05.04 14:35 / 기사수정 2007.05.04 14:35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윤욱재 기자] 11승 11패 공동 2위(4일 현재). 최근 4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LG 트윈스의 초반 성적표다.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우선 선발투수진의 힘이 배가된 것이 성적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FA로 이적해온 박명환, 삼성에서 데려온 팀 하리칼라, 야심차게 영입한 봉중근 등 새 얼굴들의 가세가 큰 힘이 되고 있다.

LG는 한층 높아진 선발투수진 덕분에 마운드 운영에 숨통을 트였고 마무리투수도 우규민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뒷문 수리도 끝낸 상태다.

그러나 완벽해보이는 LG 마운드에도 '빈틈'이 존재한다. 바로 중간계투진이다. 특히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주는 셋업맨은 아직 확실한 인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전 LG는 돌아온 이동현에게 셋업맨의 임무를 맡기려 했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됐다. 봉중근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우규민을 셋업맨으로 쓸 계획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셋업맨을 확실히 정하지 않은채 올 시즌을 시작한 LG는 김민기, 경헌호 등에게 맡겨 봤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고 선발투수 심수창을 셋업맨으로 돌리기까지 했지만 아직 만족스런 내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1일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3-0으로 앞서다 3-8로 뒤집힌 것은 곱씹어볼 만 하다. 선발투수 최원호의 뒤를 이어 심수창, 류택현, 우규민, 김민기 등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지만 결과는 대역전패였다. 3일 현대전에서도 5-5 동점을 지키지 못해 아쉬운 한 점차 패배를 당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며 특히 셋업맨의 비중 또한 막중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에서는 권오준(삼성 라이온즈), 신철인(현대), 최영필(한화 이글스), 윤석민(KIA 타이거즈)이란 확실한 셋업맨이 존재했다.

LG 역시 구단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성기를 달렸을 때만큼은 리그 정상급 셋업맨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투수 분업화가 싹을 틔우기 시작한 1994년엔 차동철이 있었고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97년과 98년엔 차명석이 있었다. 2002년에도 이동현과 장문석이 든든하게 허리를 받쳐줬기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능했다.

지난해 LG는 1점차 승부에서 12승 19패(승률 .387)로 꼴찌였다. 3할대 승률은 LG와 롯데 자이언츠 뿐이었다. 1점차 승부에서 약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불펜이 부실했다는 증거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확실한 셋업맨 없이 시즌을 치르다보면 큰 화를 부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더군다나 올 시즌엔 시소 게임이 많아 불펜 싸움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명쾌한 해답을 내기란 쉽지 않다. 현재로선 심수창을 좀 더 중용해보는 것과 새 인물을 전격 발탁하는 방법 뿐이다. 심수창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면 정재복이나 김기표 등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정재복은 지난해 선발투수였지만 2005시즌에 셋업맨 경력이 있고 김기표는 2년차지만 침착한 투구가 돋보여 장차 역할의 범위가 넓어질 선수다.

든든한 허리 구축은 앞으로 레이스에 큰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연 LG가 딜레마에서 벗어나 확실한 셋업맨을 마운드에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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