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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첫날부터 '비장함'이 넘쳤던 日대표팀 훈련

기사입력 2010.10.11 08:23 / 기사수정 2010.10.11 08:2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파주NFC, 전성호 기자]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오후 파주국가대표축구트레이닝센터(이하 파주NFC)에서 내한 후 첫 공개훈련을 가졌다.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초청 한-일 축구국가대표팀 경기'는 통산 73번째이자 올해에만 세 번째 열리는 한일전.

앞선 두 번의 한일전은 일본의 '완패'였다. 일본은 첫 대결이었던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에선 1-3 역전패를 당했고, 5월에 열린 평가전 역시 한국에 완벽하게 압도당하며 0-2로 패했다. 만약 이번 한일전까지 패한다면 일본은 10년 만에 '한일전 3연패'라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8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일본대표팀이기에 첫 훈련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간판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CSKA)를 필두로 10일 오후 5시에 파주NFC 백호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일본대표팀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 단 한 차례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훈련의 시작은 20여분간 진행된 스트레칭을 통한 몸풀기 운동. 선수들 간의 가벼운 농담이나 이야기가 오갈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오직 스트레칭에만 집중했다. 몸풀기 운동 만으로도 한일전에 임하는 선수들의 비장함이 느껴졌다.



이날 취재진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두 선수는 역시 혼다(가운데)와 가가와 신지(왼쪽, 도르트문트)였다. 혼다는 월드컵을 통해서 이미 일본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자케로니 신임 감독 역시 혼다를 보다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한일전 '경계 1순위'로 꼽힌 가가와 신지는 J리그 시절 놀라운 득점력을 뽐냈을 뿐 아니라, 독일 무대에서도 그 활약을 이어가며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스트레칭이 끝난 뒤 일본대표팀은 경기장 전체를 사용하는 인터벌 러닝을 20분간 실시했다. 자케로니 감독이 경기장 가운데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가운데, 트레이닝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일본 선수들은 전력 질주와 가벼운 러닝을 교대로 반복하며 훈련을 위한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일본 대표팀의 사령관 자케로니 감독. AC밀란, 인테르, 유벤투스를 거친 세리에A의 대표적인 명장 중 하나이다.



지난 아르헨티나전에서 맹활약하며 일본의 승리를 이끌었던 가가와 신지. 가가와는 이날 훈련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슈팅 능력을 과시하며 한일전의 활약을 예고했다. 



반면, 일본의 최전방 공격수 모리모토 다카유키(카타니아)는 최근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전에서도 부진했고, 이날 훈련에서도 몸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미니게임 중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훈련장에서 만난 일본 취재진 역시 "최근 모리모토는 생각보다 부진하다. 아마 아르헨티나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마에다 료이치(주빌로 이와타)가 한일전 공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스트레칭과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푼 일본 대표팀은 곧바로 30여분간의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경기장 절반만을 활용하여 파란 조끼를 입은 6명이 포백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 형태를 갖추고, 주황 조끼를 입은 9명이 이들을 상대로 공격을 펼치는 방식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공-수 훈련으로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분히 한일전 수비 전술에 무게 중심을 둔 훈련이었다.

공격수들은 측면 위주로 짧고 세밀한 패스를 주고 받다가 한번에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침투 패스를 뿌리거나 측면 직선 돌파 후 크로스, 혹은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대각선 돌파 후 슈팅을 시도했다. 조광래호의 공격 특징과 유사했다. 이에 맞서는 수비진은 6명이 기본적인 대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측면에서 공을 잡은 선수를 두 명이 강하게 압박하고, 나머지는 공간의 효율적인 커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수비(6명)보다 공격(9명)이 많은 상황의 훈련을 통해 상대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비진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탈리아 출신 자케로니 감독은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도 무엇보다 일본 대표팀의 수비 전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아시안컵, AFC챔피언스리그, 한일 올스타전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의 베테랑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엔도는 한일전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공수를 조율하며 중원 사령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이날 훈련에서 3명의 수비수가 달려드는 상황에도 개의치않고 돌파를 시도해 골까지 만들어내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9대 6 전술훈련에는 선수들이 교대로 참가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반대편 골문에서 슈팅 연습을 실시했다. 슈팅 훈련에서는 가가와의 슈팅이 예리함을 과시한 반면, 모리모토의 슈팅은 자주 허공을 가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곧바로 진행된 10 대 10 미니게임. 30여분간 펼쳐진 미니게임에서는 일본 특유의 짧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도 돋보였지만, 실전을 방불케하는 몸싸움과 압박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훈련에서도 역시 일본 선수들은 미소조차 없이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미니 게임이 끝난 뒤 일본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과 슈팅 훈련을 끝으로 이날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개 훈련을 마쳤다. 해가 지면서 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선수들의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모습에서 한일전에 임하는 일본 선수들의 비장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이날 파주NFC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일본 취재진이 몰려와 한일전에 대한 일본 측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훈련 내내 스탠드는 일본 대표팀의 모습을 보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리버풀 측이 박주영(AS모나코)과 혼다를 보기 위해 한일전을 관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가운데, 유독 혼다에 비디오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던 백인 카메라 기자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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