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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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또 오해영', 친숙한 대사·넘버…원작의 감성을 살리다 [엑's 리뷰]

기사입력 2020.05.26 15:43 / 기사수정 2020.05.26 16:4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이름이 같은 오해영 때문에 꼬여버린 네 남녀의 사랑을 유쾌하게, 또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관객은 보통녀 오해영의 입장을 따라가며 몰입하게 된다. 학창 시절 같은 이름의 잘나고 예쁜 오해영 때문에 '또' 오해영으로 지냈는데, 이후에도 파혼, 삼각관계 등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마음고생 한다.

2016년 큰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이 뮤지컬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공연 중이다.

흔히 웰메이드 작품을 리메이크하거나 다른 장르로 변용하기란 쉽지 않다. 원작과의 비교가 꽤 큰 부담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야 하면서도 본연의 매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의 명성 덕분에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장점도 있다.

‘또 오해영’ 역시 그러한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선보였다. 우려가 들 법했지만 뮤지컬 ‘또 오해영’은 18부작 드라마를 무대 위에 무리 없이 담아냈다.

큰 줄기는 드라마와 비슷하다. 박도경(손호영, 원작 속 에릭)은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예쁜 오해영(산다라박, 원작 속 전혜빈) 때문에 상심 속에 지냈다. 보통녀 오해영(문진아, 원작 속 서현진) 역시 결혼식을 앞두고 연인 태진(구준모, 원작 속 이재윤)로부터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라는 구차한 핑계를 듣고 파혼을 당했다. 알고 보니 두 오해영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다. 박도경은 복수심 때문에 일면 부지의 오해영을 과거 연인으로 착각하고 파혼시켰다. 이들의 엉킨 인연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도경에게 미래를 보는 예지력은 없다. 미스터리한 긴장감은 드라마보다 낮지만 110분 안에 박도경과 두 오해영, 이진상(허규), 박수경(전혜선)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므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예쁜 오해영의 서사도 간략하게 함축됐다. 드라마에서는 예쁜 오해영이 결혼식 날 나타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한 사람이 박도경의 엄마다.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남의 시선 속에 살아온 예쁜 오해영이 단순히 도경에게 자신의 실제 모습을 들켰다는 이유만으로 말도 없이 도경을 떠난다. 숨겨진 이야기가 생략돼 예쁜 오해영의 행동에 당위성이 약해졌다. 도경과 보통녀 오해영이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도 조금은 부족하고 갑작스럽게 모두가 화해하고 해피엔딩을 맺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방대한 내용을 구멍 없이 담아낸 편이다. 이진상과 박수경의 코믹한 에피소드를 적재적소에 넣었고 엄마와 딸의 모정을 강조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다 보면 원작이 지닌 주제를 담아내지 못하는 작품들이 있는데 뮤지컬 ‘또 오해영’은 원작을 나름의 내력으로 잘 살려냈다.

드라마와 비슷한 대사, OST를 듣는 재미가 있다.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냐. 세상이 내게 사망 선고 내리고 우주에서 쫓겨난 거 같은 기분이 어떻게 괜찮아?’라는 대사를 읊고 벤 ‘꿈처럼’, 정승환 ‘너였다면’, 와블의 ‘사르르’, 서현진 유승우 ‘사랑이 뭔데’ 등 익숙한 넘버를 부른다.

문진아의 열연이 두드러진다. 털털하고 발랄하지만 내면에 상처를 간직한 오해영을 자연스럽고 공감 가는 연기로 표현했다. 망가질 땐 확실하게 망가지면서 서러운 감정까지 오해영의 다양한 감정을 소화했다. 산다라박은 가창력은 다소 아쉽지만 겉은 화려하지만 결핍과 질투를 품고 사는 또해영을 연기하며 성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손호영은 전반적인 연기는 무난하나 화를 내는 대사에 감정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손호영, 산다라박, 양승호, 효은, 문진아, 신의정, 유주혜, 장예원, 전혜선, 김지온, 허규 등이 출연 중이다. 31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또 오해영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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