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7 13:45 / 기사수정 2010.07.27 13:45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객원기자] 학생야구가 프로야구와 다른 점은 '실수해도 된다'는 점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인 학생야구 선수들이 실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실수를 통하여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실전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학생야구 선수다운 행동이다. 그래서 이들을 '아마추어'라고 부르는 것이다.
경기에서의 실수는 일선 지도자들의 강력한 훈련/연습으로 고쳐질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 인격적인 문제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물론 이 역시 고교야구 일선 지도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그렇지만 인성교육에 대한 문제를 일선 지도자들에게만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 되는 교육'의 가장 근본은 역시 가정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진철 LG 트윈스 스카우트팀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프로 스카우트들이 신인지명에서 선수를 뽑을 때 '정신적인 측면'과 '인성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한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나 프로 진출시 부모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자신들의 후배들을 지원하는 각 학교 동문들 역시 학생야구에서 '큰 일'을 해주어야 할 어른들임엔 분명하다. 학생야구선수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실력은 아마추어, 인성도 아마추어 같아야 할까?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학생야구의 특징이 '실수해도 된다'라는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인성문제에 있어서도 모든 학생야구 선수들이 아마추어 같아야할까 하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아니다'라는 대답을 넘어 '절대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청룡기 고교야구의 모토처럼 학생야구의 또 다른 매력은 '예절의 야구, 배움의 야구, 근검의 야구'에 있기 때문이다. 실력은 다소 뒤처지는 면이 있다 하더라도 인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적어도 '프로다운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학생선수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성을 가르치는 데 앞장서야 할 사람이 바로 어른들이다. 학생 선수들은 어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그릇된 후배 사랑을 보여 주는 한 사례가 있다. 서울 모처의 한 고등학교 동문들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야구장에서 일명 '부부젤라(뿔나팔)'를 동원하여 후배들을 응원한다. 즉, 상대 투수가 와인드업을 하는 순간, 부부젤라를 불어 순간적으로 움찔하게 한다. 이러한 동문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서였을까. 해당 학교 선수들은 소속팀이 점수를 낼 때마다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상대팀을 조롱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상대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 지난 5월, 본지에서는 대통령배 대회에서 부부젤라를 사용하여 상대 투수들의 투구 타이밍을 뺏는 한 학교 동문들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이외에도 또 다른 고교 야구부의 경우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모교가 4강 문턱에서 매번 우승을 놓치자 술에 취한 상태로 야구부 숙소를 급습했다고 한다. 그리고 너희들이 지금 쉴 때가 아니라며, 어서 나가 연습하라고 재촉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야구부 선수들은 이러한 동문 어른들의 행동에 반발하여 학교 홈페이지에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시즌 전 관행처럼 실시하는 '필승 기원 고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한 학부형이 제사상을 뒤엎기도 했다. 이렇게 그릇된 환경하에서 '제대로 된 인격을 가진 학생 선수'를 찾는다는 것은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緣木求魚)과 같다.
학부형, 동문들의 ‘올바른 사랑’이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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