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01 11:00 / 기사수정 2010.03.01 11:00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매년 봄, 동쪽 해안에서 장백산맥을 타고 넘어와 서쪽의 육지를 메마르게 만드는 바람을 우리는 '높새바람'이라고 부른다.
지난 시즌 K-리그에도 이러한 '높새바람'이 불어닥쳤다. 바로 신생팀이자 강원 최초의 프로축구클럽 강원FC. 선수단 대부분이 내셔널리그(실업축구)와 U-리그(대학축구)에서 뛰던 신인 선수였음에도 불구, 빠르고 화끈한 스타일의 축구를 선보인 강원은 FC서울,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꺾으며 K-리그에 일대 돌풍을 몰고 왔다. 무엇보다도 강원을 향해 그동안 프로축구에 목말라 있던 강원도 축구팬들이 보내준 열렬한 성원은 K-리그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높새 바람이 한철이듯, 강원의 기세도 시즌 중반 이후로 얇은 선수층과 체력의 한계,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한풀 꺾이기 시작해 결국 최하위권인 13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은 재정이 넉넉지 못한 도민구단의 특성상 신인 드래프트를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대부분 K-리그 팀들이 외국인 보유 한도 3명을 채우고 있고, 몇몇 팀은 아시아쿼터까지 이용해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하는 상황에서 강원은 2명, 그것도 1명은 즉시 전력감이 아닌 19살의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선수단 역시 여전히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 위주다.
이런 가운데 강원은 지난해 리그 준우승, FA컵 준우승을 일궈낸 전통의 명문 성남 일화와 치른 2010 쏘나타 K-리그 개막전에서 많은 숙제와 함께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겼다.
중앙 미드필드의 부재
강원이 지난 시즌 초 좋은 경기력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고향팀에서 뛰기 위해 돌아온 이을용과 J리그 출신 미드필더 마사가 버틴 중원이었다. 그러나 최순호 감독은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체력 저하를 보였고, 그가 뛰는 자리에서 가능성 있는 젊은 국내파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했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마사를 내보내게 됐다.
대표팀 발탁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강원 골키퍼 유현의 지난 시즌 실점률이 2점대라는 점은 강원 수비력의 빈약함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크로아티아 용병 라피치와 곽광선을 비롯하여 하재훈, 김봉겸, 신인 최영남 등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탄탄한 조직력을 통해 불안한 수비력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강원의 숙제다.
아무래도 대부분이 리그 1,2년 차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경험이 미숙한 점도 문제다. 이을용, 정경호와 같은 베테랑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지난 시즌에는 장기 레이스를 치른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 문제를 보였는데, 올 시즌 이에 얼마나 적응할지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강원은 아직 리그 2년 차 신생팀이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많고, 부담 역시 덜하다는 얘기다. 최순호 감독 역시 "구체적인 목표보단 지난 시즌(7승 7무 14패)보다 더 많이 이기고, 덜 지고 싶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강원이 올 시즌 많은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며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올 시즌 K-리그의 커다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사진ⓒ강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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