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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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 키 작은 위너, 테베즈와 벨라미

기사입력 2010.02.28 01:06 / 기사수정 2010.02.28 01:06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말에서 드러나듯이 키가 작다고 해서 반드시 루저는 아니다.

자신의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에서 마법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최고의 선수라는 영예를 얻었던 리오넬 메시와 산투스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브라질의 에이스 호비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괴물 포워드 웨인 루니 등이 있다.

여기에 또 소개할 두 남자가 있다. 이들 역시 각각 신장이 173cm, 175cm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두 남자는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빠른 주력, 순도 높은 득점력, 정확한 퍼스트 터치로 루저가 아닌 진정한 위너의 모습을 보였다.

27일 밤(한국시각)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홈 무패 행진을 달리던 거함 첼시를 이 두 선수의 두 방으로 무너뜨렸다. 전반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한 맨시티는 수비적으로 첼시를 상대했지만, 발 빠른 이 두 선수를 적절히 활용하며 4-2로 역전. 승점 3점을 챙기며 그들의 바람인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혹자가 소개한 팀과 경기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이 두 선수는 카를로스 테베즈와 크레이그 벨라미이다. 테베즈와 벨라미는 이날 첼시와의 경기에서 뛰어난 모습으로 시종일관 그라운드를 지배했으며 이름값에서 2% 부족하다는 편견을 무너뜨리며 진정한 승자가 됐다.

프랭크 램파드에 선제 득점을 내주며 리드를 뺏긴 맨시티의 테베즈는 전반 종료 직전, 첼시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의 실책을 틈타 감각적인 동점골로 연결했다. 상대 중앙 수비인 존 테리와 히카르도 카르발료를 완벽하게 제치는 장면은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겹쳤다. 역 동작으로 상대 골키퍼까지 속이는 모습은 그가 왜 키 작은 위너인지 입증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테베즈에 국한되지 않았다. 벨라미 역시 두 번이나 첼시 수비진을 농락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진을 벗겨 내는 모습은 삼바 군단의 에이스인 호비뉴가 왜 산투스 임대라는 선택을 하게 됐는지 보여주는 증거물과 같았다.

그렇다면, 벨라미와 테베즈는 어떤 선수일까?

▶ 파란만장한 '그라운드의 악동' 벨라미

크레이그 벨라미는 '폭발적인 스피드에서 나오는 천재성'과 '제어하기 어려운 악동'이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지닌 선수이다.

과거 로랑 르베르, 리 보이어와 함께 뉴캐슬 악동 트리오의 멤버였던 벨라미는 천부적인 축구 센스를 지녔지만, 다혈질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악동 기질을 동시에 지녔다. 같은 웨일스 출신인 라이언 긱스가 꾸준한 모습으로 좋은 선수로 군림했다면 벨라미는 좋은 활약을 펼치지만, 성격 때문에 또 한 번 주목받던 선수이다.

애초 이번 시즌 맨시티가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에 벨라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럼에도,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으로 맨시티 공격진의 중추로 성장하며 자신의 명성을 다시금 알리고 있다.

악동 기질은 소속팀 감독과 팬들의 애간장을 녹일 것이다. 이 때문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만, 과거 NBA를 장악한 데니스 로드맨이 그랬듯이 벨라미의 악동 기질은 승부 근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 작지만 강한 남자, 테베즈

두 시즌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테베즈는 지난여름 맨시티에 합류한 신입생이다. 기복 없는 활약으로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 강력한 한 방을 바탕으로 어느새 맨시티의 구세주로 자리 잡았다.

호비뉴와 포지션이 겹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테베즈는 벨라미와 함께 라이벌 브라질의 에이스를 고향으로 보내버리는 맹활약으로 이번 시즌 맨시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체구는 작지만, 힘있는 움직임으로 그라운드에서 황소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해내는 한 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한다. 수비가담도 철저히 하는 적극성까지 갖춘 그는 한 마리의 짐승 같은 모습으로 맨시티 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진= 맨시티의 승리를 이끈 두 남자 테베즈와 벨라미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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