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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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하늘이 뉴올리언스에 준 선물, 드류 브리스

기사입력 2010.02.09 10:11 / 기사수정 2010.02.09 10:11

한만성 기자

[엑스포츠뉴스=미국 로스앤젤레스, 한만성 기자] 제44회 슈퍼볼이 끝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경기 MVP로 선정된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쿼터백 드류 브리스를 향한 미국 전역의 찬사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대부분의 팬이 이번 슈퍼볼에서 브리스의 맹활약을 예견하긴 했지만, 그는 이날 이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있던 기대치마저 훌쩍 뛰어 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가 뿌린 총 39회의 패스는 슈퍼볼 역대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32회의 패스 연결 횟수로 이어졌다.

1,2쿼터 동안 경기를 지배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간판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4쿼터에 치명적인 턴오버를 범하였지만, 브리스는 경기의 승부처였던 3,4쿼터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세인츠의 대역전극을 이끌어냈다. 지난 4년여 동안 기록상으론 NFL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임을 몸소 증명하고도 매닝을 비롯해 톰 브레이디, 브렛 파브 등에 비해 역량이 부족하다는 설움을 드디어 벗어버리는 순간이었다.

브리스가 안긴 사상 첫 슈퍼볼 우승에 세인츠의 연고지인 뉴올리언즈의 팬들은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불과 4년 전, 뉴올리언스는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린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 전역이 페허가 되는 참사에 직면했다. 당시 재난은 정확히 1464명의 사망자를 남겼고 도시의 80퍼센트 이상이 물에 잠기게 했다. 뉴올리언스 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단숨에 삼켜버린 재앙이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인해 세인츠는 홈 구장이 심하게 파손돼 약 1년 동안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어 불과 몇 달 후 샌디에이고 차저스로부터 세인츠로 둥지를 옮긴 브리스는 뉴올리언스 시민들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본인이다. 그는 슈퍼볼 우승을 확정짓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불과 4년 전만 해도 누가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줄 예상이나 했었겠나"며 눈물을 보인 뒤, "세인츠의 슈퍼볼 우승은 운명이었다. 우리를 끝까지 지켜준 뉴올리언스 시민들이 있어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브리스는 "허리케인이 몰아친 이후 뉴올리언스의 시민들은 이 도시가 다시는 복구되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 속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다"며 억누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그러나 뉴올리언스뿐만이 아니라 이 도시를 대표하는 우리는 당시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에게 의지하며 팀의 재건을 꼭 이루어내자'고 다짐했고, 결국 꿈을 이룰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브리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세인츠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지난 4년 동안 NFL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으로 군림해온 데 이어 슈퍼볼 우승까지 일궈낸 만큼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공산이 크다. 재계약 성사 여부는 사실상 미지수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뉴올리언스 시민들에게 브리스의 재계약 여부보다 더 의미 깊은 것은 바로 기적과도 같은 슈퍼볼 우승의 꿈이 이루어진 지금 이 분위기를 즐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재민들로 전락했던 불과 4년 전의 역경을 딛고 ‘월드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그들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이다.

# 역대 슈퍼볼 기록

▶ 쿼터백 패스 성공 횟수

1.    드루 브리스 (뉴올리언즈 / 32회)

톰 브레이디 (뉴잉글랜드 / 32회)

3.    페이튼 매닝 (인디애나폴리스 / 31회)

커트 워너 (아리조나 / 31회)

짐 켈리 (버펄로 / 31회)

4.    도노번 맥냅 (필라델피아 / 30회)

5.    톰 브레이디 (뉴잉글랜드 / 29회)

댄 마리노 (마이애미 / 29회)

6.    커트 워너 (세인트루이스 / 28회)

닐 오도넬 (피츠버그 / 28회)

짐 켈리 (버펄로 / 28회)


▶ 쿼터백 패스 성공률

1.    필 심스 (뉴욕 / 88.00%)

2.    드류 브리스 (뉴올리언즈 / 82.05%)

3.    조 몬타나 (샌프란시스코 / 75.86%)

4.    켄 앤더슨 (신시내티 / 73.53%)

5.    트로이 아이크맨 (댈러스 / 73.33%)

6.    커트 워너 (아리조나 / 72.09%)

7.    렉스 그로스맨 (시카고 / 71.43%)

8.    트로이 아이크맨 (댈러스 / 70.37)

9.    벤 로슬리스버거 (피츠버그 / 70.00%)

10.    톰 브레이디 (뉴잉글랜드 / 69.70)

[사진=뉴올리언스의 우승 소식을 전하는 현지 신문 ⓒ 엑스포츠뉴스 한만성 기자]



한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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