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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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레토' 유태오 "제 인생은 오로지 연기…운명이라고 생각해"

기사입력 2019.01.03 07:30 / 기사수정 2019.01.02 21:5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유태오가 영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과 인사했다. 지난 5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이어 3일 국내 개봉까지, 한 뼘 더 넓어진 유태오의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다.

'레토'는 1980년대 초반 러시아를 배경으로 러시아 음악의 전설 빅토르 최의 활동 초기 당시를 그린 작품. 유태오는 한국계 러시아인 빅토르 최 역을 맡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섬세한 감정으로 표현해냈다.

'레토' 개봉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유태오를 만났다. 재독 교포 2세로, 한국 활동을 시작했던 2009년 한국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유태오는 누구보다 능숙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다양한 비유법으로 풍부하게 표현하며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전했다.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국내 개봉을 앞둔 마음을 담담하게 전한 유태오는 "보신 분들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해석을 해주시니 정말 고마웠어요. 해외 평과 우리나라의 평은 또 다르잖아요. 해외 영화이지만, 빅토르 최라는 주인공을 연기하면서 경쟁 부문까지 간 것이 처음이니 자부심과 책임감도 느껴졌죠. 러시아 관객들이 반겨주셨으니 첫 단계는 잘 넘겼지만, 국내 관객 분들도 반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제가 굉장히 현실주의적이다"라고 웃어 보인 유태오는 '레토'에 도전한 것 역시 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 중 일부분이었다고 얘기하며 캐스팅되기까지의 과정도 전했다.

당시 '레토' 측에서는 빅토르 최를 연기할 배우의 조건으로 '어느 정도의 연기 경험, 어려보이는 외모, 한국사람'을 꼽았다고 했다.

"칸영화제를 통해서 많은 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었지만, 제가 아직 많이 알려져있는 배우는 아니잖아요. 아직도 무명이고, 서서히 알려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 말은, 아직은 제게 어떤 (작품)선택의 권한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거든요.(웃음) 이런 좋은 역할에 제안이 들어왔으니, 열심히 준비하고 일하는 것이죠. 타이밍도 그렇고,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준비하는 매일 매일이 전쟁 같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태오는 "해보지 않았던 낯선 러시아 말을 3주라는 시간 동안 준비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빅토르 최의 '기승전' 모습을 잘 살려주셔서, 그걸 믿고 갔던 것이죠. 제가 잘 모르는 언어니까, 너무 과하게 연기를 하면 오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도 그 밀고 당기는 느낌,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실제 유태오는 러시아어를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한 시간 동안 하나의 단어를 입에 붙을 때까지 백 번 동안 반복하는 등, 연습을 이어나갔다.

실존인물 빅토르 최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배우 사이의 해석, 어떤 느낌을 잡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극을 위해서 어떤 부분을 부각시키고, 또 절제해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항상 다르잖아요. 그래서 늘 부담스럽죠. 항상 숙제 같고, 한 번도 편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연기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레토'의 빅토르 최를 연기하면서 문화나 언어, 심리적, 신체적 장벽들을 많이 느꼈어요. '좋은 연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럽게 계속됐죠. 감정 표현을 하는 데 있어서 장벽 없이 모든 것을 열고 자유분방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가 나은 것인지 어떤 경우가 관객에게 더 좋은 연기로 다가가는 것일까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화'라는 이름 앞에서는 '국적이 달라도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뭉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영화'라는 것이 참 오묘해요"라며 미소 지은 유태오는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영화 현장들은 전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싸우다가도 술 한 잔 마시고 다시 친해지고 끈끈해지고, 그런 낭만이요"라고 얘기했다.

국내 작품 '여배우들'(2009) 이후 '자칼이 온다'(2012),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2015)를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 '이퀄스'(2015), '서울 서칭'(2017), 베트남 영화 '비트코인 하이스트'(2016), 태국 영화 '더 모먼트'(2017) 등 다양한 나라의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유태오는 '레토'의 국내 개봉과 함께 드라마 '배가본드', '아스달 연대기'를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오디션을 다니며 작품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당차게 말한 유태오는 "제 인생은 오로지 연기에요. 제가 느끼는 이 감정들을 연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잘 묘사해나가면서 숙제를 풀어내는 게 제가 해야 할 일 같고요. 힘들지 않냐고도 하시는데, 제가 당연히 가지고 가야하는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엣나인필름·세미콜론 스튜디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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