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9.18 17:30 / 기사수정 2015.09.18 17:3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영화 '사도'(감독 이준익)의 러닝타임은 125분. 여느 영화와 비교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느껴지는 감정의 진폭은 꽤 강렬하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또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리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영화는 영조(송강호 분)와 사도세자(유아인), 정조(소지섭)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56년간의 역사를 두 시간에 압축해냈다. 사도가 뒤주에 갇혀 죽기까지 8일간의 이야기가 '사도' 흐름의 중심축이다. 시간 순서로 나열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이야기이기에, 이준익 감독은 8일이라는 시간을 8개의 시퀀스로 나누고 그 사이사이에 과거의 이야기를 넣는 구성을 취했다.
'사도' 속의 사건은 딱 하나,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실록에 90% 근거했고, 10%의 상상력을 더했다. 이 감독은 "'사도'는 심리와 감정으로 이어진 영화"라고 작품을 정의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125분 내내 쉴 틈 없이 내뿜는 감정의 흐름은 오롯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 속에서 보는 이들에게 묵직함 속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조와 사도세자뿐만이 아닌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전혜진)과 사도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문근영), 대왕대비이자 영조의 양어머니 인원왕후(김해숙) 등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125분의 시간은 훌쩍 지나있다.
이렇듯 '사도'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감정의 양은 같은 러닝타임의 다른 작품에 비해 두 세배 가량 더 많다.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의 소모에 후반부까지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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