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영국 밀턴 케인즈, 김현기 기자) 홍명보호가 2026 월드컵 3개월 앞두고 치르는 모의고사에서 북유럽 강호 덴마크를 상대팀으로 삼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가 오는 6월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1차전 유력 후보로 꼽히는 것을 고려하면 묘한 인연인 셈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밀턴-케인즈의 에머슨 밸리 풋볼 클럽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영국 현지 두 번째 훈련 도중 홍명보호가 오는 28일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붙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한국과 코트디부아르는 제3국 영국에서 오는 28일 오후 11시 A매치를 치른다. 장소는 영국 밀턴-케인즈의 MK 돈스 스타디움이다.
한국은 이 경기를 치르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4월1일 오전 3시45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홈팀 오스트리아와 이번 A매치 브레이크 두 번째 평가전을 벌인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한국이 이달 첫 평가전을 위해 섭외한 팀은 덴마크였다. 한국과 덴마크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각각 22위와 21위로 붙어 있다. 지난해에도 두 팀의 FIFA 랭킹은 상당히 근접했고, 그러다보니 두 팀 모두 본선 조추첨에서 포트2에 속할 것이 확실시됐다.
같은 포트 국가여서 2026 월드컵 본선 때 만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6월 이라크를 적지에서 물리쳐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덴마크 역시 6경기를 치르는 유럽 예선 C조에서 1~4차전을 3승1무(승점 10)로 끝내며 5~6차전을 통해 본선 직행을 확정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11월 덴마크의 C조 예선 5~6차전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덴마크가 원정 경기에서 6-0 대승 거둔 벨라루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2-2로 비기더니 최종 6차전에선 홈팀 스코틀랜드에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얻어맞고 2-4로 충격패한 것이다.
그러면서 덴마크는 승점 11에 그치면서 스코틀랜드(승점 13)에 뒤집기로 본선 직행 티켓을 내줬다. 2-2로 비기기만 해도 한국과 3월 평가전에서 만날 수 있었던 덴마크는 이제 UEFA 플레이오프 패스D 준결승에서 북마케도니아와 벼랑 끝 싸움을 벌이는 신세로 변했다.
북마케도니아를 이기면 체코-아일랜드 승자와 오는 4월1일 월드컵 본선행 막차 탑승을 위해 패스D 결승을 벌인다.
그리고 결승까지 이기면 오는 6월12일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홍명보호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덴마크는 FIFA 랭킹이 패스D 4개국 중 가장 높아 본선 진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중이다.
홍명보호 입장에선 본선 직행 확률이 매우 유력하다고 내다봤던 덴마크가 순식간에 미끄러지면서 3월 A매치 첫 경기 상대 잡기에 어려움이 생긴 셈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각국이 3월 평가전 상대를 본선 조추첨(지난해 12월 개최) 전에 거의 맞춰 놓는다. 그래서 우리도 덴마크와 오스트리아, 유럽 두 나라와 평가전 약속을 잡은 것이었는데 덴마크가 스코틀랜드에 패하면서 한국-덴마크전이 무산됐다"고 털어놨다.
오스트리아전이 비교적 빠르게 확정된 반면, 3월 A매치 첫 경기 상대팀이 발표되지 않다보니 축구계 일부 인사들과 유튜버들은 지난 1월까지 "축구협회가 무능해서 여태껏 평가전을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의 연속 2연전을 먼저 공개하면서 비판 목소리는 조금 더 커졌다.
물론 축구협회가 플랜B를 마련했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지만, 평가전 상대팀 섭외를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던 이유는 덴마크의 믿을 수 없는 유럽 예선 최종 2경기 1무 1패 부진에 있었던 셈이다.
이후 축구협회가 다른 상대팀을 알아보던 중 '드록신의 나라'로 유명한 코트디부아르가 시장에 나왔고 28일 한국의 A매치 상대로 결정됐다.
코트디부아르는 당초 독일과 3월 A매치 첫 평가전을 예정해 놨는데 본선 조추첨에서 독일을 만나게 됐고, 관례상 두 팀의 평가전이 성사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독일은 3월 A매치 브레이크 때 코트디부아르를 대비하기 위해 다른 아프리카 팀인 가나와 경기하게 됐다.
코트디부아르 역시 A매치 상대 구하기가 쉽지 않은 지경에 몰린 것이다.
그러면서 평가전 상대를 다시 찾아나선 한국과 코트디부아르가 영국에서 A매치를 하게 됐다. 코트디부아르는 한국전을 마친 뒤 북쪽으로 올라가 스코틀랜드와 두 번째 A매치를 벌인다.
한국 입장에선 덴마크와의 평가전이 무산됐으나 코트디부아르라는 소중한 A매치 상대를 만나면서 오히려 본선 대비를 더 잘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2026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아프리카 남아공을 만나는데, FIFA 랭킹이 60위에 그치는 남아공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1승을 챙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덴마크와 A매치를 했더라면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유럽 두 나라와 평가전을 할 뻔했는데 남아공보다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되는 코트디부아르전을 통해 월드컵 3차전 대비를 톡톡히 할 수 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