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세계 최강 중국 탁구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이 아예 없는 아마추어 선수가 오는 4월28일부터 5월10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026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 중국 남자대표팀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국탁구협회의 파격적인 결정에 세계 탁구계가 깜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충분히 나올 수 있었던 결론이라는 평가도 한다.
물론 해당 아마추어 선수가 아예 이름 없는 '들어보지도 못한' 선수는 아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각각 탁구 남자 단식 은메달과 금메달을 목에 건 판전둥이 2년여 만에 중국 오성홍기를 달고 세계선수권에 나서게 됐다.
4일 탁구 전문 콘텐츠 매체 '777 테이블테니스'에 따르면 중국탁구협회는 2026 세계선수권 엔트리 구성 기준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에서 열렸던 제15회 중국 전국운동회(전국체육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가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전국운동회 남자 단식 우승자만 콕 찍은 것이 흥미롭다. 다른 종목은 세계랭킹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 현역 국가대표가 우승한 반면, 남자 단식에선 2024년 말 국제대회 은퇴를 선언한 판전둥이 준결승과 결승에서 현 세계랭킹 1위 왕추친, 2위 린스둥을 연달아 격파하고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왕추친의 경우는 당시 남자 단식은 물론 남자 단체전에서도 판전둥에 참패한 뒤 머리를 탁구대에 박아 화제가 됐다.
1997년생으로 아직 29살인 판전둥이 27살 나이였던 2024년 국제무대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계 탁구계는 ITTF가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투어 일정을 과다하게 짜 놓고, 특히 그랜드스매시, 챔피언스 등 상위 레벨의 대회에 대해선 톱랭커 의무 출전 규정을 집어넣다보니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한 판전둥과 천멍(여자단식)의 경우는 커리어 관리 차원에서 국제무대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전둥은 이후 ITTF 세계랭킹에서 아예 삭제됐으며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해 유럽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다만 실력은 녹슬지 않아 3달 전국운동회에서 시드 배정을 받지 않았음에도 중국의 최강자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우승하고 중국 탁구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중국 매체도 "랭킹 없는 아마추어 선수가 남자 단식 금메달을 떠냈다"며 크게 다뤘다.
중국 탁구는 최근 남자부에서 유럽과 일본, 브라질 등 여러 나라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왕추친과 린스둥이 1위와 2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지난해 12월 왕중왕전 성격의 WTT 파이널스에서 왕추친이 부상 기권하고 린스둥이 준결승 탈락한 끝에 중국계 귀화 선수인 하리모토 도모가즈(일본)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새해 첫 파이널스 대회였던 지난달 초 파이널스 도하 대회에선 왕추친이 부상으로 불참했고 린스둥은 한국의 장우진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또 한 번 결승행에 실패했다.
"중국 남자 탁구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다"라는 혹평을 듣는 상황에서 중국탁구협회가 판전둥 발탁을 비장의 무기로 선택한 모양새다.

왕추친
사진=소후닷컴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