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규칙의 변화도 안세영(삼성생명)을 막을 수 없다. 중국 매체도 이미 발맞춰 변화한 안세영을 두려워했다.
중국 매체 '텐센트뉴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15점 3게임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규칙 변화'가 안세영을 오히려 더 강력한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말, BWF가 15점 3세트제 도입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오는 4월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리는 BWF 정기 총회에서 회원국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도입 여부를 확정한다.
만약 '15점제' 도입이 확정되면 기존 '21점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새로운 시스템을 맞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안세영의 독주 견제가 목적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졌다. 안세영이 2025년만 무려 11관왕에 오르며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웠고 역대 최고 승률 94.8%를 달성하면서 신기원을 열었다. 실력으로 견제가 되지 않는 안세영을 제도 변경으로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이에 BWF는 그런 목적이 절대 아니라고 했다.
토마스 룬드 BWF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에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새로운 점수제 도입 논의가 특정 선수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룬드 사무총장은 이번 개편이 "안세영 같은 톱스타 선수들이 더 오랜 기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안세영 죽이기'가 아닌 '안세영 살리기'임을 분명히 했다.
15점제 변경은 한 게임당 6점이 줄어드는 만큼 경기 템포가 빨라지고, 랠리 하나하나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압도적인 체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경기 후반부를 지배하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의 안세영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텐센트뉴스'는 이달 열린 인도오픈(슈퍼750) 경기 내용을 근거로 안세영에게 15점제가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회에서 안세영이 치른 10게임 중 8게임에 상대 득점이 15점 미만에 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이미 안세영은 15점제 경기를 미리 연습한 셈"이라며 "점수제가 바뀌더라도 경기 지배력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라며 안세영의 압도적인 우위가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안세영도 오히려 15점제를 반겼다.
지난달 22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우승 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안세영은 "당연히 초반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하다 보면 적응을 해서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점수가 적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좀 덜어질 거고 그런 부분에서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안세영은 27일 BWF가 발표한 새로운 여자단식 세계랭킹에서 11만7270점을 얻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위 왕즈이가 10만3362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천위페이가 9만4635점으로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으며, 야마구차 아카네가 9만3064점으로 4위로 내려갔다.
안세영은 올해 열린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과 인도 오픈(슈퍼 750)에서 모두 왕즈이를 결승에서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하지만 안세영은 두 차례 우승에도 불구하고 세개랭킹 포인트는 11만7270점으로 변화가 없이 상승분이 0점이다.
이는 한 선수가 지난 1년간 거둔 BWF 주관 대회 점수 중 세계랭킹 포인트가 높은 10개만 골라 세계랭킹 산정에 반영하는 BWF 방식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안세영은 2025년에 따냈던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 타이틀을 그래도 지킨 셈이 됐다. 세계랭킹 포인트 상승분이 0점이라는 뜻이다.
반면 이번에 3위에 오른 천위페이는 지난해 초에 쉬었다가 이번에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서 연달아 4강에 오르고, 안세영이 불참한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슈퍼 500)에서 우승함에 따라 세계랭킹 포인트가 의미 있게 상승해 3위를 탈환했다.
일각에선 "안세영이 최근 6차례 우승을 하고도 세계랭킹 포인트는 거의 정체인 것은 난센스"라는 반응도 드러내고 있으나 BWF의 산정 방식은 많은 지지를 얻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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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