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0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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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안 써서 벌금 낸다고?…KBO리그 '초유의 사태' 진짜 일어날까→송성문 떠난 키움의 숙제

기사입력 2026.01.01 00:45 / 기사수정 2026.01.01 00:45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돈을 안 써서 벌금을 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까.

현재 흐름으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BO는 지난 9월 2025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리그의 재정 형평성과 경쟁 균형 확보를 위해 하한액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2년(2023~2024년)간 구단별 보수 총액 상위 40명의 최하위 구단 평균 금액인 60억 6538만원을 하한액으로 설정하고, 2027년부터 제도를 도입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KBO리그 10개 구단은 오는 2027년부터 최소한 보수 총액 상위 40명 연봉의 합이 60억 6538만원을 넘겨야 한다. 이 금액은 매년 5%씩 쌍향 조정되고, 미달되는 구단은 1회 미달 시 미달분의 30%, 2회 연속 미달 시는 미달분의 50%, 3회 연속 미달 시는 미달분의 100%를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

통상 샐러리캡은 특정 구단이 스타 선수들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상한액 설정에 더 의미를 둔다. 100%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지만, KBO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리그 진행이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한선이 생긴 건 이견의 여지 없이 키움을 겨냥한 조치다. 키움의 2025시즌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은 43억 8756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샐러리캡 한도와 93억 1409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키움의 선수단 연봉 규모가 작은 이유는 간단하다. 고액 연봉을 받을 만한 선수들이 해외 진출, 타 구단 이적 등으로 팀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적료가 쌓였지만, 전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없었다.

키움은 최근 간판타자 송성문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맺었다. 키움에 떨어지는 이적료만 최소 44억원이다. 올해 키움 선수단 연봉 상위 40명을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이 주머니에 들어온다.

키움은 수술 후 재활 중인 안우진이 복귀하더라도 2027시즌 선수단 상위 40명 연봉 총액이 샐러리캡 하한선인 60억 6538만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026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시장에서 큰 손으로 나서지 않는 한 초유의 하한선 미달 제재금 납부가 불가피하다.



리그 전체가 두 팔을 벌려 환영하는 'KBO판 래리버드 룰'도 키움에게는 남의 일이다. 구단들은 매년 7시즌 이상 소속 선수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선수 1명을 샐러리캡 예외 선수로 지정, 계약금 및 옵션이 포함된 연봉의 50%만 샐러리캡에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키움은 이 제도를 활용할 만한 선수가 없다. 에이스 안우진 정도가 해당될 것으로 보이지만, FA 자격 취득까지 4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비(非) FA 다년 계약 체결이 없는 이상 현재와 같은 단년 연봉 계약이 향후 몇 년 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은 2022시즌 기적 같은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023시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투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가성비를 노린 소액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모두가 우승,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키움은 홀로 셀링 클럽의 길을 가고 있다. 송성문의 포스팅 이적료를 마냥 기뻐할 게 아니라 샐러리캡 하한선 미달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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