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 그리고 홍명보 코치가 이제 사령탑으로 월드컵에서 서로 맞대결할 가능성이 생겼다.
노장이 된 아드보카트가 월드컵 100년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며 다음 달 6일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본선 조추첨에서 홍 감독과 재회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인구 15만의 퀴라소가 월드컵 본선에 최초로 올랐다.
퀴라소는 19일(한국시간) 자메이카 킹스턴의 인디펜던스 파크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2026 월드컵 북중미 예선 B조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승점 1점을 나눠 가져 퀴라소는 승점 12(3승3무)를 기록, 승점 11(3승2무1패)에 그친 자메이카를 2위에서 막고 1위를 수성했다.
개최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하고 치러진 북중미 예선은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졌다. 각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 팀 중 상위 2팀이 내년 3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FIFA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자메이카가 플레이오프 한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A조 2위 수리남(승점9 골득실+3 득점 9)이 C조 2위 온두라스(승점9 골득실+3 득점 5)보다 다득점에서 앞서 플레이오프 마지막 한 자리를 거머쥐었다.
카리브해 일대에 있는 작은 섬나라지만 네덜란드 왕국의 자치국인 퀴라소는 인구가 15만명이 조금 넘는 정말 작은 소국이다. 이는 월드컵이 개최된 1930년 이래 가장 작은 인구를 가진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벤치에 없었다. 이 경기를 며칠 앞두고 갑자기 네덜란드로 떠났다.
네덜란드 매체 NOS는 지난 16일 "아드보카트가 가족 문제로 인해 네덜란드로 급히 돌아갔다. 단 고레와 코르 포트 코치진이 대신 지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매체를 통해 "선수들을 두고 떠나는 것은 정말 끔찍하게 어려운 결정이었다"라면서도 "가족이 축구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알려진 내용은 아내의 위독한 건강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2024년 1월 퀴라소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만들어왔다. 2024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에서 조 1위로 퀴라소의 리그A 승격과 골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전승을 차지하며 조 1위로 3차 예선에 진출했고 여기서 조 1위를 차지하며 퀴라소를 사상 첫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1947년생으로 올해 78세인 아드보카트는 1981년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해 1980년대와 1990년대 리누스 미헬스 감독 밑에서 수석 모치를 했던 인물이다.
이후 1992년부터 2년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아드보카트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레인저스(스코틀랜드) 감독을 거쳐 2002년 1월 네덜란드 감독으로 다시 부임해 한일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네덜란드 재건을 맡고 유로 2004(2004 유럽축구연맹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지휘했다.
여러 곳을 거친 아드보카트는 지난 2005년 조 본프레레 감독이 경질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아드보카트는 핌 베어백 수석코치와 압신 고트비 코치와 함께 한국인 코치 중 한 명으로 홍명보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아드보카트호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한 조에 속해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스위스와 프랑스에 밀려 조 3위로 아쉽게 탈락했다.
아드보카트와 홍명보는 내년 여름 북중미 월드컵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2포트를 차지한 가운데, 퀴라소가 4포트에 속하면서 조추첨 결과에 따라 만날 가능성이 있다.
퀴라소가 돌풍의 팀이지만 월드컵 첫 출전국이고 주요 선수들의 기량 만큼은 한국이 더 좋다는 점을 고려할 때 퀴라소가 한국과 같은 조에 들어가면 1승 제물로 충분히 삼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