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2025시즌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골을 수상하자 해외 언론들도 놀란 눈치다.
올해의 골은 말 그대로 눈을 즐겁게 한 골에 주어지는 상이지만, 손흥민이 3경기 만에 만들어낸 데뷔골이 이번 시즌 MLS 정규리그에서만 31골을 몰아친 메시를 밀어내고 올해의 골이 되자 깜짝 놀란 것이다. 메시는 CF 몬트리올전에서 드리블로 수비수 네 명을 제치고 득점을 터트려 올해의 골 후보에 올랐으나,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을 이기지 못했다.
MLS 사무국은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FC(LAFC)와 FC 댈러스의 경기에서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이 2025시즌 AT&T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무국은 "손흥민이 LAFC에서 처음 터트린 골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됐다"며 "손흥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팀인 토트넘 홋스퍼에서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이적한 뒤, LAFC에서 치른 세 번째 경기에서 MLS 첫 골을 넣었다. 8월 초 데뷔한 손흥민은 정규 시즌 10경기에서 9골 3도움 기록을 세웠다. 그는 LAFC에서 18골 연속 득점을 기록한 데니스 부앙가와 함께 맹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수상한 MLS 올해의 골은 MLS가 출범한 1996년부터 시작돼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018), 랜던 도노번(2009), 마르코 에체베리(1997) 등 MLS를 거쳐갔던 유명 선수들이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올해의 골은 팬 투표로 결정됐는데, 손흥민은 이 투표에서 44.5%의 득표율을 달성하며 22.5%를 기록한 메시를 손쉽게 제치고 올해의 골 수상자가 됐다.
손흥민의 데뷔골은 MLS에서 화제를 모았다.
손흥민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긴 득점은 지난 8월23일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LAFC와 댈러스의 경기 초반에 터졌다.
당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6분경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자 키커로 나섰고,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대신 직접 골문을 노리는 날카로운 슈팅을 쐈다. 손흥민의 프리킥은 댈러스 수비벽을 가볍게 넘긴 뒤 아름다운 아치를 그리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MLS 사무국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손흥민의 MLS 데뷔골이 터진 순간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손흥민의 MLS 데뷔골이 전 세계를 놀래켰다"고 했다.
손흥민의 동료인 LAFC 수비수 은코시 타파리는 댈러스전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전날 프리킥 연습을 하고 있었다. 골문 상단 구석을 바라봤는데, 마법처럼 공이 그쪽으로 향했다. 정말 기뻤다"며 "손흥민의 첫 3경기는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할 만하다. 그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어시스트를 올렸고, 골까지 터트렸다"고 극찬했다.
이 득점은 이주의 골 투표에서 60.4%의 득표율과 함께 MLS 30라운드 최고의 골로 뽑히기도 했다.
8월 초 LAFC 유니폼을 입은 뒤 3경기 만에 골맛을 본 손흥민은 데뷔골을 터트린 댈러스전을 기점으로 7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손흥민이 살아나자 그의 공격 파트너인 드니 부앙가의 득점력도 덩달아 올라왔고,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을 앞세워 시즌 후반기 승점을 쓸어담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LAFC도 같은 날 손흥민이 댈러스전에서 터트린 득점이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MLS 사무국이 오늘 손흥민이 2025 AT&T MLS 올해의 골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며 "손흥민은 댈러스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수비벽을 넘겨 상대 골망을 흔들었고, LAFC는 이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의 득점은 8월23일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의 전반 6분경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이 댈러스전에서 터트린 득점은 올해 8월 그가 LAFC에 합류한 뒤 3경기 만에 터트린 MLS 데뷔골이었다"면서 "손흥민은 자신의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다"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LAFC는 또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동안 뛴 이후 LAFC에 합류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시절 모든 대회에서 173골 101도움을 올렸고,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골든 부트를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했다.
손흥민의 댈러스전 프리킥 골이 메시의 몬트리올전 골을 제치고 올해의 골에 선정되자 해외 언론도 놀랐다.
글로벌 스포스 매체 '펄스 스포츠'는 "메시가 무시당했다! 리오넬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훌륭한 골을 넣었지만, 아쉽게도 상을 놓쳤다"며 "LAFC의 슈퍼스타 손흥민이 FC 댈러스를 상대로 넣은 놀라운 프리킥으로 MLS 올해의 골 사을 차지하며 유력한 경쟁자였던 리오넬 메시를 제쳤다"고 주목했다.
언론은 "8월에 구단과 계약한 손흥민은 단 3경기에 출전해 이 상을 확보했다"면서 "손흥민의 가장 가까운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메시는 숨이 막힐 듯한 솔로 퍼포먼스를 펼쳐 강력한 우승 후보로 여겨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법사는 중앙선에서부터 달려들어 골을 넣었고, 몬트리올 선수단의 절반 가까이를 제쳤다. 하지만 팬들은 결국 손흥민의 세트피스를 선호했다"며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메시가 올해의 골을 수상했을 거라고 했다.
다만 '펄스 스포츠'는 올해의 골을 아쉽게 놓친 메시가 이번 시즌 MLS 최우수선수(MVP)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시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29경기에 출전해 31골 16도움을 쌓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도움은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앤더스 드레이어(17개)보다 한 개 적다.
매체는 "손흥민이 올해의 골을 차지한 가운데,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MLS MVP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메시의 수상을 점쳤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