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남자 경기에서 한국에 번번히 가로막혀 '공한증'이란 불명예스러운 단어까지 만들어낸 중국 축구계가 "이번에야말로 한국을 누르고 아시아 4강에 갈 수 있는 찬스"라며 격돌을 고대하고 있다.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이 그 무대다.
U-23 아시안컵은 지난 2014년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내년에 7번째 대회를 치른다. 지난 2일 조추첨식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AFC본부)에서 열렸는데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이란, 레바논과 C조에 편성돼 8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2번 포트에 배정되면서 1번 포트 우즈베키스탄, 3번 포트 이란, 4번 포트 레바논과 한 조에 묶였다.
이 대회에선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15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16개국이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를 차지한 8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 경쟁을 이어간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과 토너먼트 격돌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이다.
아시아 예선에서 호주에 밀려 조 2위를 차지하고도 각 조 2위 중 성적 좋은 팀에 부여되는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어 간신히 본선에 오른 중국은 이라크, 호주, 태국과 D조에 들어갔다.
한국과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만나지는 않지만 한국이 C조 1위, 중국이 D조 2위를 각각 차지하거나 한국이 C조 2위, 중국이 C조 1위를 기록하면 8강에서 4강 티켓을 두고 격돌하게 된다.
중국은 한국이 속한 C조보다는 수월하다면서 D조 1~2위를 차지해 8강 갈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중국 소후닷컴은 "C조에 중국이 레바논 대신 들어갔다면 끔찍했을 것이다. 하지만 D조에 편성됐다"며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한국과 8강에서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 사정을 들어 중국이 8강에서 만나면 제대로 부딪힐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U-23 아시안컵 본선은 2014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2년마다 실시됐지만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만 올림픽 예선을 겸해 4년 간격으로 열리는 것으로 바뀐다. 내년에는 올림픽이 열리지 않아 사우디 대회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 여부와는 무관하다.
그러다보니 중국은 1월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양민혁(포츠머스), 김민수(안도라), 김준홍(DC 유나이티드) 등 한국의 해외파들이 거의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본다. 중국은 해외파가 거의 없어 정예 멤버 차출은 가능하다.
소후닷컴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등을 이기고 4강에 오르면 2030 월드컵 본선 진출도 밝히는 셈"이라며 "한국은 직전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한 적도 있다. 중국이 두려워 할 상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회가 1월에 벌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유럽파들이 오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입장에선 병역 특례가 걸린 하계올림픽의 예선전이 아니다보니 유럽파 차출 요구하기가 힘들다. U-23 아시안컵은 원래부터 클럽의 의무 차출 대회도 아니다. 중국 축구계는 한국이 최정예로 나서지 못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2026 AFC U-23 아시안컵 조 편성
△A조 :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요르단, 키르기스스탄
△B조 : 일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시리아
△C조 : 우즈베키스탄, 한국, 이란, 레바논
△D조 : 이라크, 호주, 태국, 중국
사진=연합뉴스 / 중국축구협회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