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 실패에 대해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미국, 멕시코와의 9월 A매치 친선 2연전을 위해 현재 미국에서 훈련 중이다.
공격수 포지션으로 대표팀 명단에 오른 오현규는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훈련 전 인터뷰에서 슈투트가르트 이적 불발에 관해 "당사자 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몸과 마음 모두 준비돼 있었기에 실망스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벨기에 헹크에서 활약 중인 오현규는 최근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을 앞두고 있었으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해 이적에 실패했다.
오현규는 헹크와 쥘터 바레험의 벨기에 1부리그 경기가 끝난 후 리에주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슈투트가르트로 향했다. 그리고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 0시 36분 슈투트가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계약서에 최종 사인까지 완료하면 문제 없이 완전한 슈투트가르트 소속 선수가 될 것으로 보였다. 홍명보 감독도 미국 출국 인터뷰에서 오현규가 관련 이슈로 대표팀 합류를 늦췄다고 전했다.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공격수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오현규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한 것이다.
독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무릎 부상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기존에 제안했던 이적료 2800만 유로(약 455억원)를 2000만 유로(약 326억원)까지 낮춰달라고 제안했다.
오현규는 9년 전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그 이후로 수원삼성, 셀틱, 헹크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경기에 출전해 왔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 측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 오현규의 무릎 상태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던 건 맞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며, 그에 따른 부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헹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구단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대로 이적시장 마감일이 지나면서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 이적은 최종 불발됐다.
오현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슈투트가르트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다 털고 회복하고 왔다. 큰 팀에서 기회가 오고 분데스리가에서 스트라이커로서 뛰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 될 것이기에 기대감이 있었지만 슈트트가르트 구단의 상황이 있지 않았겠나"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다만 독일 매체들이 언급했던 십자인대 문제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이후로 한 번도 무릎이 아팠다거나 그것 때문에 쉰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프로에서도 잘 활약했고, 셀틱과 헹크도 (문제 없이) 다 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슈투트가르트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기보다 나 스스로 독기를 품고 강해져 이적시장에서 증명하겠다. 어느 팀이나 원할 정도로 좋은 선수가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번 기회를 교훈 삼아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현규는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좌절하고 슬픔에 빠지는 건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인생이 재미없지 않나"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기에 다시 준비해 열심히 하겠다"고 이제 대표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헹크에서 뛰는 오현규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골 맛을 보는 등 이번 시즌 초반 공식전 6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발끝을 달구고 있다.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평가전은 오현규가 건재함을 알리고 내년 북중미 월드컵, 그리고 빅 리그 진입을 향한 꿈을 다시 키울 기회가 될 터다.
오현규는 "이번 미국전과 멕시코전(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이 특히 기대된다. 대한민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전 세계에서 볼 것"이라며 "컨디션도 준비돼있는 만큼 경기장에서 기량으로, 골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