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취소 소동이 벌어졌던 바르셀로나의 일본 투어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데에는 일본 대기업 '라쿠텐'의 파격 결단이 있었다.
일본 매체 '주니치스포츠'는 26일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의 일본 투어가 좌초될 위기였지만, 비셀 고베 모기업 라쿠텐이 거액을 투입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27일 오후 7시 일본 고베시에 있는 노에비아스타디움에서 J리그 강팀 비셀 고베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26일 오전 오사카 간사이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성했다.
바르셀로나 공식 계정은 "곤니치와, 일본"이라고 말하며 선수단이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이번 일본 투어는 좌초될 위기였다.
앞서 24일, 바르셀로나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프로모터의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인해 일요일(27일) 일본에서 치를 예정이었던 경기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베전을 담당했던 야스다 그룹이 후원사 라쿠텐이 지급한 대전료 잔금 100억원을 횡령했다. 이에 일본에서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투어를 전격 취소했다.
일본 투어가 취소되면서 한국에서 열리기로 한 두 차례 친선 경기도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바르셀로나는 고베전을 마친 뒤 31일 FC서울, 내달 4일 대구FC와 친선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프로모터가 후원사의 돈을 횡령한 초유의 사태로 투어가 취소되면서 디드라이브 함슬 대표는 “일본 코프로모터인 야스다. 그룹이 일본 스폰서 라쿠텐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대전료 잔금 100억원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FC 바르셀로나는 일본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사태는 일본 측의 일방적 문제로, 한국 투어와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주최 측이 경기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관련 비용을 모두 지불했다. 현재로서는 항공료만 미지급 상태"라면서 "한국에 계신 팬들은 안심하시기를 바란다. 남은 투어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바르셀로나의 아시아 투어 프로모터인 '디드라이브'가 전방위적 조력자 역할에 나섰다. 일본과 한국 측 관계자들이 아시아 전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공조해 문제 해결에 나섰고, 결국 라쿠텐이 구단 측에 비용을 지불하며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더불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일본 라쿠텐은 물론, 바르셀로나 아시아 투어의 실질적 중심 국가인 한국의 주최사와 함께 후원사이자 투자사인 비비큐와 남해종합건설도 총력 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전역의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 만든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경기 재개를 넘어,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운영에 있어 협력과 책임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 투어 재추진이 성사된 이후, 함슬 대표는 “구단과 팬들을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준 라쿠텐 측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서울과 대구에서 열리는 친선경기 준비는 현재 전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 또한 예정대로 성실히 운영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에서 라쿠텐의 구체적인 보조금 수치를 전했다.
매체는 "고베에게 구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를 위해 모기업인 라쿠텐과 협력해 개최를 위해 물밑에서 조정을 진행해 경기 개최에 합의했다"라며 "바르셀로나의 전 스폰서이기도 한 라쿠텐의 중재는 구단이 경기 중지 결정을 재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라쿠텐이 500만 유로(약 81억원)에서 800만 유로(약 130억원)의 금액을 지불했다. 바르셀로나가 일본으로 건너가는 것을 검토하기 충분한 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매체는 "바르셀로나가 프로모터인 디드라이브에게 1500만 달러(약 207억원) 중 부족분을 청구했다. 하지만 디드라이브는 야스다가 후원금을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바르셀로나, 디드라이브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